국제
트럼프 vs NFL 갈등 점입가경
입력 2017-09-25 16:1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선수를 겨냥해 욕설을 퍼부으며 '해고'를 주장한데 이어 그의 지지층을 향해 NFL 경기의 보이콧을 부추기자 NFL 선수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새벽 트위터에서 "NFL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장에 가길 거부한다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례한 선수들을 해고 또는 자격정지 해야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또 "NFL 시청률은 떨어지고 있다. 지루한 경기 탓이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국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경기에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서 일부 선수를 향해 "개XX"라고 욕설을 퍼부어 선수뿐 아니라 NFL 전체를 들쑤셔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선수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지난 시즌 내내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에 항의해 '무릎 꿇기'를 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49ers)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을 겨냥한 것으로 관측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에도 트윗을 올려 "운동선수가 NFL이나 다른 리그에서 수백만 달러를 버는 특권을 원한다면 위대한 국기에 결례하도록 허용돼선 안 되고 국가 연주에 일어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당신은 해고다. 다른 할 일을 찾아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의 잇딴 비난에 더 많은 NFL 선수들이 '무릎 꿇기'에 동참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정면으로 맞섰다. 일요일인 24일 하루에만 무릎꿇기 시위에 동참한 NFL 선수가 100명을 훌쩍 넘었다. 이와 함께 전체 32개 NFL 구단 중 절반 가량이 성명을 내고 비판 대열에 참여했다. 지난해 슈퍼볼 우승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구단주 로버트 크래프트는 "이 나라에서 스포츠보다 더 위대한 통합자는 없으며, 정치보다 더 분열적인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런던에서 시합한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소속 선수들은 미국 국가가 연주되자 그라운드에 무릎을 꿇고 팔짱을 꼈다. 현역뿐 아니라 레이 루이스 등 은퇴한 스타와 코치들도 선 채로 팔짱을 끼며 트럼프 발언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NFL 선수들과 구단뿐 아니라 가수 스티비 원더도 '무릎 꿇기'에 동참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원더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무대에 올라 공연하기 무릎을 꿇으면서 "우리 지구와 미래, 우리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한쪽이 아닌 양쪽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