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소형株 펀드 이끄는 두 여걸 "요즘 제약·식품 느낌 좋네요"
입력 2017-09-24 17:14 
1조 굴리는 梨大동문 매니저들
8월 이후 코스피 조정을 계기로 중소형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두 명의 여성 펀드매니저가 눈길을 끈다. 한 명은 전통의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인 '삼성중소형포커스펀드'를 운용하는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본부장(46), 다른 한 명은 펀드 출시 두 달 만에 2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몰린 '신영마라톤중소형주펀드'의 주인공 원주영 신영자산운용 연금가치본부장(43)이다.
이화여대 법학과 선후배 사이기도 한 두 사람은 합계 1조원에 육박하는 큰돈을 굴리고 있는데 투자 스타일은 크게 다르다. 최근 성과는 전기전자(IT) 부품 쪽 투자 비중이 높은 민 본부장이 앞서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은 4분기 이후에는 그동안 저평가된 음식료·제약 등 내수 관련주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2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펀드매니저가 직접 굴리는 액티브 펀드 가운데 최근 3개월 동안 설정액이 증가한 펀드는 배당주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 두 가지 유형뿐이다. 중소형주 펀드는 설정액 기준 삼성중소형포커스(6800억원)가 KB중소형주포커스(7600억원)와 함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신영자산운용이 7월 말 내놓은 신영마라톤중소형주 펀드가 불과 두 달 만에 2500억원이나 투자금이 몰리면서 설정액 기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통의 강자인 삼성중소형포커스펀드의 민 본부장과 중소형주펀드 시장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신영마라톤중소형펀드의 원 본부장은 이화여대 법학과 3년 선후배 사이로 눈길을 끈다. 민 본부장은 90학번, 원 본부장은 93학번이다. 펀드매니저 업계에 법학 전공자들이 많지 않은 데다 공교롭게도 2명이 모두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로 합계 1조원에 가까운 돈(9300억원)을 굴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민 본부장의 대표 펀드인 삼성중소형포커스는 2007년 9월 10일 처음 설정됐다. 10년간 누적 수익률이 11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31%) 대비 4배가량 높은 성과를 낸 셈이다. 원 본부장은 1999년 첫 직장으로 신영자산운용에 입사한 이래 18년 동안 제자리를 지켜왔다.
다만 운용 스타일에서는 두 사람이 크게 다르다. 민 본부장은 미래 큰 폭의 이익 증가가 기대되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가치주를 혼합한 투자 스타일이다. 7월 초 기준 주요 투자종목은 로엔, 씨에스윈드, 다우기술 등이다. 반면 원 본부장은 철저히 기업 실적이나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 위주의 투자를 선호한다.
최근 수익률에선 일단 선배인 민 본부장이 우위에 있다. 삼성중소형포커스펀드가 최근 한 달간 0.85%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신영마라톤중소형펀드는 -2.62%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 중소형주 시장이 성장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 관련 IT 부품주 위주로 많이 오른 덕분이다. 원 본부장은 문재인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이행되면 중소형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4분기 이후 실적 대비 주가가 싼 내수 업종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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