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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절실히 느낀 버나디나 있고 없고의 차이
입력 2017-09-24 06:03 
KIA 주포 버나디나(사진)가 4경기 만에 선발로 복귀한 23일 kt전서 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있을 때도 알았지만 없을 때는 더욱 절감할 수밖에 없었다. KIA 타이거즈 타선에 로저 버나디나(32)의 존재감은 그렇게 커져있었다.
23일 KIA는 kt 위즈를 꺾고 연패에서 탈출했다. 최근 들어 가장 깔끔한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특히 팀 주축선수들의 반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그 중 2경기 만에 선발라인업에 복귀한 버나디나는 발군이었다.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버나디나는 5타수 3안타(2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최상의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반 선보인 연타석 홈런은 KIA의 승리쐐기포가 됐고 그는 홈 팬들에게 특유의 모자 세레모니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실 최근 며칠 동안 KIA를 성적보다 더 고민하게 한 것은 버나디나의 몸 상태였다. 그는 지난 17일 수원 kt전 베이스러닝 도중 허벅지 쪽에 통증을 호소해 팀 구성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다행히 정밀검진 결과 파열 등의 부상까지는 아니었다. 그래도 KIA는 조심스러웠고 그렇게 버나디나를 19일 광주 SK 와이번스전 때는 대타로, 20일 SK전은 지명타자로 출전시키며 상태를 지켜봤다.
버나디나의 상태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던 KIA는 그러나 22일 1위 싸움의 중대고비였던 광주 두산전을 앞두고 그가 훈련 도중 다시 허벅지 쪽에 불편함을 호소했다는 비보를 접하고 말았다. 민감한 부위인데다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고 도리어 재발한 모양새가 되자 KIA로서는 당황스러운 악재였다. 결국 버나디나는 22일 두산전에 나서지 못했다.
버나디나의 부재는 KIA에게 상상 이상의 전력약화를 안겼다. 리드오프는 물론 2번, 나아가 중심타선까지 자리를 가리지 않으며 홈런이면 홈런, 도루면 도루, 그리고 안정적인 수비까지 팔방미인급 활약을 펼치는 버나디나가 부재하자 KIA 타선에 활로 한 곳이 사라진 느낌을 줬다. 특히 최근처럼 선수들이 선두수성이라는 큰 부담을 안고 싸울 때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졌는데 공교롭게 KIA는 19일 SK전부터 22일 두산전까지, 버나디나가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3경기를 모두 패했다. 이는 두산과의 살얼음판 순위경쟁까지 야기하고 말았다.
버나디나(왼쪽)의 컨디션 회복은 향후 KIA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더욱 문제는 현재보다 앞으로였다. 22일 버나디나의 결장은 몸 상태에 대한 우려를 안기기 충분했다. 선두수성과 다가온 포스트시즌서의 버나디나의 부재는 KIA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
이는 우려에 그쳤다. 버나디나는 23일 kt전에 선발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선발로는 2경기 만에 출전.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버나디나가 중견수가 아닌 수비에서 부담이 적은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다고 밝히며 조심스럽지만 기대를 품었다. 돌아온 버나디나는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 때 내야 땅볼과 삼진에 그치며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듯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 때 깔끔한 중전안타로 감을 되찾더니 7회말과 8회말에는 연타석 솔로 홈런을 날리며 몸 상태 확인을 초월하는 최고의 복귀전을 완성해냈다. 시즌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이자 26, 27호.
무뎌보였던 버나디나의 배트가 경기를 통해 이내 감을 찾으며 날렵함을 되찾고 매서워진 것이다. KIA 입장에서는 1승 이상의 반가움. 버나디나가 컨디션을 회복하자 타선에서 풀어내는 방식이 달라졌고 또 풍부해졌다. 부상 부위가 아직까지는 다소 불안요소지만 큰 이상이 없다면 순위경쟁과 가을야구에서 버나디나의 역할을 기대해보기 충분했다.
시즌 초반, 부진해서 한 때 퇴출후보까지 떠올랐던 버나디나는 이제 KIA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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