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하천에서 20대 여성을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체포된 A(32)씨는 범행 후 경찰 추적에 혼선을 주기 위해 차량을 수시로 바꿔가며 도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2일 청주 흥덕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일 B(22·여)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하천 풀숲에 유기하고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흥덕구 옥산면 범행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청주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던 A씨는 범행 현장을 함께 지켰던 여자친구 C(21)씨와 도망가기로 마음먹고 귀중품과 옷가지, 생필품을 챙겨 콜밴을 이용해 대전으로 갔습니다.
A씨는 대전에 도착한 뒤 지인의 차를 빌려타고 속초로 달아났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수사가 시작된 것을 뉴스를 통해 알고 추적을 피하려고 차를 바꿔 탔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인적이 드문 곳으로 숨진 B씨를 데려가 범행을 저질렀고, 도주도 면밀하게 이뤄졌다는 점에서 B씨의 살해 역시 사전 치밀한 준비에 의해 계획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습니다.
A씨는 그러나 "나를 험담하고 다니는 이유를 물어보려고 했는데 말다툼을 하다가 홧김에 B씨를 살해했다"며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도심에서 10㎞나 떨어진 하천으로 피해잘를 데려가 범행한 점, 성폭행 사건으로 위장하려 한 정황 등을 미루어 볼때 계획성이 없었다고 보기 힘들다"며 "고의적인 범행인지를 가리기 위해 수사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흥덕경찰서는 체포 당시 확보한 피의자 A씨와 C씨의 스마트폰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충북지방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에 의뢰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은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에 저장된 자료를 분석해 법정에 제출할 증거를 확보하는 과학수사기법입니다.
경찰은 A씨와 C씨의 통화 기록, SNS 대화 내용 등을 확인해 범행을 사전에 모의했는지 확인할 방침입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 하더라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후미진 곳으로 이동하고, 잔혹하게 폭행을 가한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고의성은 어느정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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