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퇴연령 86%, 계획보단 감정에 치우쳐 은퇴준비
입력 2017-09-21 14:20 

한국인 5명중 4명 이상이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감정에 치우쳐 부적절한 은퇴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3~4월 45~69세의 국내 은퇴 예정자 및 은퇴자 803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면접조사를 한 결과를 담은 '2017 대한민국 은퇴감성지수(REQ)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6%가 중간 이하(낮은 수준 15%, 중간 수준 71%)의 낮은 점수를 받아 부적절한 은퇴준비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푸르덴셜생명은 밝혔다. 은퇴감성지수는 미국 푸르덴셜생명과 코네티컷대학이 공동 개발한 지수로 은퇴준비를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한다. 점수가 낮을 수록 은퇴준비시 감정에 영향을 많이 받고 비합리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은퇴 후를 대비해 저축을 시작했다는 비율을 보면 은퇴감성지수가 낮은 그룹은 44%, 중간은 58%, 높은 그룹은 69%로, 은퇴감성지수가 낮을수록 은퇴 준비를 한 이들이 적었다.
은퇴 시기에 한국인들이 주로 영향을 받는 감정은 후회, 비관적 사고, 무력감, 안주 등 4가지로 나타났다. 그중 '후회(평균 58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투자 실패에 대한 경험 때문에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자 결정도 회피하는 경향이 크다는 뜻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어떤 행동도 하지 않는 '비관적 사고(평균 46점)'와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무력감(평균 40점)', 노후 대비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안주(평균 24점)' 등도 많은 영향을 줬다.
이밖에 시장 위기 상황에서 2명 중 1명은 객관적인 선택보다는 감정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중 6명이상은 '은퇴 후 지출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고 했고, 10명중 9명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푸르덴셜생명은 "한국인들은 은퇴 준비를 사회나 전문가 도움 없이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행동학적 위험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