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대산 탄생 100주년…교보문고 `심야책방` 연다
입력 2017-09-21 11:14 

1980년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지하에 서점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반대하는 임직원들에게 대산은 이렇게 말했다. "사통발달 제일의 목에 청소년을 위한 멍석을 깔아줍시다. 와서 사람과 만나고, 책과 만나고, 지혜와 만나고, 희망과 만나게 합시다.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작가나 대학교수, 사업가, 대통령이 되고 노벨상도 탄다면 그 이상 나라를 위하는 일이 어디 있으며, 얼마나 보람 있는 사업입니까"
교보문고(대표 이한우)가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교보생명과 교보문고의 창립자인 고(故) 대산 신용호 회장의 남다른 철학에서 비롯됐다. 몸이 아파 학교에 다닐 수 없어 배움의 갈증을 책으로 달래야 했던 그가 1000일 독서를 통해 훗날 값진 성취를 이루어 낸 경험을 살려 이 땅의 청소년들도 책을 통해 지혜를 얻고 올바른 교육을 통해 참사람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꿈꾸며 교보문고를 설립한 것. 그리고 대산은 서점을 방문하는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섯 가지 지침을 직접 만들어 직원들에게 알리고 이를 실천하도록 당부했다.
다섯 가지 지침은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들에게도 존댓말을 쓸 것 ▲한 곳에 오래 서서 책을 읽어도 그냥 둘 것 ▲책을 이것저것 보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 ▲책을 노트에 베끼더라도 그냥 둘 것 ▲ 책을 훔쳐가더라도 망신 주지 말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이다.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큰 그릇이 되고 참된 인재로 커나가길 바라는 그의 마음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교보문고 입구의 표지석에 새겨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에도 그의 철학이 잘 나타나 있다.
교보문고는 대산 신용호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광화문점에서 9월 22일(금)부터 9월 23일(토) 오전 6시까지 밤샘독서 체험과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는 '심야책방'을 진행한다. 심야책방은 광화문 네거리 금싸라기 땅에 대한민국 최고의 서점을 세운 뜻과 정신을 계승하고, 이 가을 저녁에 독자들이 책의 향기와 문화의 향기에 빠져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됐다.
22일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배움에서 '어린이 독서 골든벨' 행사가, 7시 30분부터 30분간 선큰광장에서는 마론윈드 오케스트라의 세계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OST 연주가, 8시 30분부터 밤 11시 10분까지 영화 '레미제라블' 관람이, 11시 30부터 자정을 넘긴 다음날 밤 12시 30분까지는 카우리나무 테이블에서 베스트셀러 '언어의 온도'의 저자 이기주의 북토크가 순차적으로 이루어지며 이후에는 자유롭게 함께 읽는 밤샘 독서가 진행된다. 이 외에도 다채로운 체험 이벤트가 서점 곳곳에서 진행된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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