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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 라운지] 관치 싫다더니…官출신 목매는 손보協
입력 2017-09-20 17:42 
손해보험협회가 민간 최고경영자(CEO) 출신은 물론 정부나 학계 인사들도 차기 회장 후보에 응모할 수 있도록 전격 결정했다. 그러면서 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 개최일도 10월 말로 미뤘다. 업계에서는 뚜렷한 민간 유력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관 출신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20일 손보협회는 회장추천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차기 회장 추천 대상에 민관을 모두 포함하기로 했다. 관치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3년 전 장남식 현 회장을 선출할 때는 회장 자격 요건을 보험회사 CEO 출신으로 한정했지만 이번에는 스스로 관 출신을 포함시키기로 한 것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안민수 대표를 회추위 위원장으로 선임한 회추위는 10월 23·26일 각각 2·3차 회의를 한 후 10월 말 총회를 열어 후임 회장 선출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회추위와 총회 시점을 뒤로 미룬 것은 회장 선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정감사(10월 16~17일) 이후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후보 자격을 관으로 확대한 데다 국감 이후로 회장 선출 일정을 늦추면서 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손보협회는 "국감 때 증인 출석 요구가 있을 경우, 신임 회장이 참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업계 의견이라 일정을 늦춘 것"이라며 "특별히 낙하산 인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언질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는 민간 후보로 서태창 전 현대해상 사장, 김병헌 전 KB손보 대표 정도를 꼽고 있다. 금감원 출신인 나명현 전 현대해상 상근감사,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재 손보협회 2인자인 전무가 금감원 출신이어서 협회장까지 금감원이 가져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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