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황승빈 인턴기자]
진중권(54) 동양대 교수가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데 대해 오히려 뿌듯해 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외부자들'에서는 'MB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문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MC 남희석은 오프닝과 함께 진중권 교수에게 "진 교수님,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외부자들' 멤버 중 유일하게 MB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셨다"고 말했다. 이에 진중권 교수는 "82명 중 3등 했다. 세 번째로 이름이 나왔다"고 자랑스러워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패널들이 "오늘 너무 행복해 하는 것 같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셨다"고 말하자, 진중권 교수는 "잃어버린 지난 10년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배우 하정우의 유행어 "살아있네"를 외치고 손가락으로 브이(V)를 그려보였다.
KBS 기자 출신 안형환 전 한나라당 의원은 MB 블랙리스트에 대해 "당시 이런 문서가 있었는지 정말로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진중권 교수가 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됐는지 궁금해 했다.
이에 진중권 교수는 "MB 집권 초기에 어느 인터넷 방송에 나가서 정권 5년을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삽질할 것이다'라고 답한 적이 있다. 또한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 때 한 인터넷 중계방송에서 사회를 봤다. 그때 밉보인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또한 진중권 교수는 "(발언 이후) 세 군데 학교에서 잘렸다. 심지어 홍익대학교에서는 개강 3일 만에 잘리기도 했다.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이유도 못 만들어 놨더라. 그냥 웃으며 전화를 끊어야 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그간의 고초를 털어놓기도 했다. 또한 "MB 블랙리스트 명단 이름이 재밌다. '대한민국 핵심 종북 좌파 명단' 아니냐. 나보고 '종북'이라는 거다. 그런데 난 북한 정권에 굉장히 비판적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까지 한번에 묶었다는 게 황당하다"며 블랙리스트에 대한 의문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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