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원회가 최근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에 설치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진상조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영선 변호사는 18일 서울 종로구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진상조사 진행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변호사는 "2008년부터 문성근·김제동·김미화 등 문화예술계 인사가 배제됐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문건에 82명으로 확인됐다"며 "시기를 한정하지 않고 이명박 정부에서 지원 배제와 불이익, 차별이 있었다면 그 부분까지 조사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기획관리관실의 '문화 권력의 균형화 전략', 국정원의 '좌파 연예인 정부 비판활동 견제 방안', '좌파 문화·예술단체 제어·관리 방안' 등의 문건이 작성됐고 문화예술계 인사 82명에 대한 명단이 작성됐다는 게 진상조사위의 조사 내용이다.
진상조사위가 제시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에서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세력으로 조직화', '문화예술인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 등의 표현이 들어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 명단이 드러나면서 검찰에서는 배우 문성근 등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 상태다.
진상조사위는 이와 별도로 기존 조사와 함께 이명박 정부 당시 블랙리스트에 대한 피해 접수를 받고 조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위 구성에 대한 근거를 담은 문체부 훈령에서는 조사 대상과 시기에 특별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조사 확대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다는 게 진상조사위의 설명이다.
진상조사위는 또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공연예술 9건, 문화 6건, 시각예술, 2건, 영화 5건, 출판 2건, 기타 2건 등 총 25건의 제보 및 조사신청 접수를 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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