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이후 갈 곳 잃은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며 '로또'로 통하고 있는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청약 및 전매 관련 규제가 강화된다.
국토교통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 방식을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과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18일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시중 유동자금이 늘어난 데다 아파트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감지되자 즉각 규제의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규제로 앞으로는 단독주택용지 당첨자가 잔금 납부 전에 해당 용지를 공급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지금까지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웃돈을 받고 전매하는 것은 금지됐지만 공급가격 이하에서 전매는 가능했다. 이를 이용해 웃돈이 붙고도 공급가격 이하로 거래한 것처럼 다운계약을 맺는 불법전매가 성행했다.
또 저층부에 상가를 지을 수 있어 인기가 높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공급 방식이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바뀐다. 지금까지 정해진 가격의 토지를 두고 추첨 방식으로 배분했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웃돈이 붙곤 했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분양한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청약에서는 48개 필지에 13만9977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2916대1, 최고 경쟁률 1만9341대1을 기록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의 배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것은 수분양자로 하여금 개발이익에 대한 적정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 특혜 논란을 잠재우고 중장기적으로 투기 수요의 진입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영리성이 있는 택지는 경쟁입찰로 공급하도록 규정한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기를 막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경쟁입찰로 토지를 배분하면 경쟁률은 떨어지겠지만 토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대상자의 폭은 급격히 줄어든다.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낙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이나 영세기업 입장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사업 주체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 가장 많은 단독주택용지를 분양하는 주체가 바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이른바 공공 사이드이기 때문이다.
원주기업도시 이전에도 단독주택용지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실수요와 수익형 부동산 투자 목적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인기를 누려왔다. 청약증거금이 500만~1000만원 정도로 낮은 데다 청약통장 등 별다른 자격요건도 없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수백 대1에서 1000대1을 넘기는 경우도 빚어졌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직접 분양하는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인근 지역 거주자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난해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토지 성격에 따라 외지인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물건이 수시로 출현하는 데다 시중 유동자금이 워낙 많은 탓에 광풍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사이 이뤄진 LH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9대1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LH가 공급한 단독주택용지의 약 61%가 1회 이상 전매됐으며 이 가운데 약 65%가 공급받은 지 6개월 이내에 전매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계약서에는 최초공급가격을 주고 실제 대금으로는 웃돈까지 얹어서 주는 다운계약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토교통부는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 방식을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과 택지개발업무처리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18일 입법예고한다고 17일 밝혔다. 시중 유동자금이 늘어난 데다 아파트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감지되자 즉각 규제의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규제로 앞으로는 단독주택용지 당첨자가 잔금 납부 전에 해당 용지를 공급가격 이하로 전매하는 것이 금지된다. 지금까지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웃돈을 받고 전매하는 것은 금지됐지만 공급가격 이하에서 전매는 가능했다. 이를 이용해 웃돈이 붙고도 공급가격 이하로 거래한 것처럼 다운계약을 맺는 불법전매가 성행했다.
또 저층부에 상가를 지을 수 있어 인기가 높던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공급 방식이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바뀐다. 지금까지 정해진 가격의 토지를 두고 추첨 방식으로 배분했기 때문에 당첨만 되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웃돈이 붙곤 했다.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분양한 강원도 원주기업도시 내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청약에서는 48개 필지에 13만9977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2916대1, 최고 경쟁률 1만9341대1을 기록했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의 배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것은 수분양자로 하여금 개발이익에 대한 적정 대가를 지불하도록 해 특혜 논란을 잠재우고 중장기적으로 투기 수요의 진입을 억제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영리성이 있는 택지는 경쟁입찰로 공급하도록 규정한 현행 택지개발촉진법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기를 막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다. 경쟁입찰로 토지를 배분하면 경쟁률은 떨어지겠지만 토지를 분양받을 수 있는 대상자의 폭은 급격히 줄어든다.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이 낙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이나 영세기업 입장에서는 투자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사업 주체의 이익이 극대화되는 점도 문제 소지가 있다. 가장 많은 단독주택용지를 분양하는 주체가 바로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지방자치단체 등 이른바 공공 사이드이기 때문이다.
원주기업도시 이전에도 단독주택용지는 전원생활을 꿈꾸는 실수요와 수익형 부동산 투자 목적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최근 인기를 누려왔다. 청약증거금이 500만~1000만원 정도로 낮은 데다 청약통장 등 별다른 자격요건도 없었기 때문에 경쟁률이 수백 대1에서 1000대1을 넘기는 경우도 빚어졌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직접 분양하는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인근 지역 거주자만 청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난해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토지 성격에 따라 외지인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는 물건이 수시로 출현하는 데다 시중 유동자금이 워낙 많은 탓에 광풍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사이 이뤄진 LH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9대1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LH가 공급한 단독주택용지의 약 61%가 1회 이상 전매됐으며 이 가운데 약 65%가 공급받은 지 6개월 이내에 전매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계약서에는 최초공급가격을 주고 실제 대금으로는 웃돈까지 얹어서 주는 다운계약이었을 것으로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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