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800만 달러 북 지원 발표…미·일도 '불만'
입력 2017-09-16 19:30  | 수정 2017-09-16 20:04
【 앵커멘트 】
우리 정부가 800만 달러, 우리 돈 90억 원을 북한에 지원하겠다고 말한 다음 날인 어제, 북한이 미사일을 쐈습니다.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을 돕는 건 좋은데 굳이 왜 이 시기냐는 의문이 많습니다.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먼저 800만 달러, 우리 돈 90억 원인데 이걸 정부가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건지 알려주시죠.

【 기자 】
유엔 산하 기구인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을 통해서 지원하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이 기구에 돈을 주면 이 기구에서 북한의 어린 아기들과 임산부에게 필요한 치료약이나 음식을 사주는 것입니다.

북에 돈을 직접 주는 건 아니고요, 앞서 말씀드린 약 같은 물품 형태로 북한에 들어갑니다.


【 질문 2 】
북한이 자주 도발하는 요즘 이 시기에 굳이 왜 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 기자 】
이런 지원을 인도주의적 지원이라고 하는데요, 이번에 집행되면 1년 9개월 만입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굳이 왜 이 지금 하냐는 질문을 주무부처인 통일부나 외교부에 많이 했습니다.

정부의 일관된 답은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정치적인 상황과 관계없다는 것입니다.

통일부 입장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이유진 / 통일부 부대변인
-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지속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입니다."

이 말을 해석해보면 이런 지원에 있어서는 시기를 논하는 것 자체가 필요 없는 일이라는 거죠.

【 질문 3 】
그런데 미국과 일본은 안 그런 것 같아요,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앞 리포트에서 보셨듯 아베 총리가 "대북 지원 시기를 고려하라"고 문제를 제기했고, 미 국무부도 관련 질문에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죠.

그런데 정부가 지난 14일에 이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미국과는 이미 사전 협의를 했다고 말했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은 우리나라 언론을 통해 안 것이 아니라 이미 사전에 방안을 들은 상태에서도 "한국에 물어보라"는 말을 한 것이니 지금 이것에 대해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금 해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제가 알기엔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을 한다고 들었는데, 왜 이렇게 불만을 표시하는 걸까요?

【 기자 】
네 실제로 이번 달에 미국 역시 100만 달러를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지원한 바 있습니다.

여당도 이 사실을 강조하고 있고요.

그런데 이 지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오바마 대통령 때 결정된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는 인도적 지원은 결정한 바가 없고요, 이런 점을 미뤄보면 일종의 '분위기'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에 역대 가장 강한 유엔 대북제재안이 통과됐지 않았습니까?

또, 북한 대사를 추방하는 나라도 많고요.

중국까지 규탄을 언급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인데 국제사회가 협력하는 이 시기에 굳이 이런 발표를 해 '압박 분위기'를 흐릴 필요가 있느냐는 게 미일의 입장으로 해석됩니다.

【 질문 5 】
아무리 시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지만 과연 정부의 속내는 뭘지 궁금한데 어떤 분석이 나옵니까?

【 기자 】
지금은 많이 잊혀졌지만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있지 않았습니까?

남북 간 적대행위를 금지하자는 내용이었는데 이 발표 이후 우리 정부가 남북 간 군사와 적십자회담을 제의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베를린 구상'이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계속 북한에 계속 알릴 필요가 있겠죠.

현재 남북 간 대화 채널이 완전히 끊긴 상황에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우리가 먼저 북한이 싫어하지 않을 만한 일종의 '제스쳐'를 해야 합니다, 이런 의도에서 이번 결정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분석이 나옵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황재헌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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