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재판은 곧 정치" 오현석 판사, 김명수 청문회 출석했지만…명분 없는 증인 채택 '민망'
입력 2017-09-14 08:47  | 수정 2017-09-21 09:05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13일 인사청문회에는 양승태 대법원장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 불가 방침에 반발해 금식 투쟁을 한 인천지법 오현석 판사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오 판사는 인권법연구회의 핵심으로 꼽히다가 최근 탈퇴했으며, 법원 내부망에 "재판이 곧 정치라고 말해도 좋은 측면이 있다", "남의 해석일 뿐인 대법원의 해석, 통념, 여론을 추종하거나 복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글을 써 논란을 불렀습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와 오 판사 사이에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오 판사를 증인으로 부른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지며 야당 의원들을 비판했습니다.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 지명 후 정치적 편향성 등이 논란이 됐다"며 "오현석 증인이 김 후보자를 두둔하기 위해 글을 올린 게 아닌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 증인으로 채택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전희경 의원은 "법률과 양심 따라 불편부당하게 재판을 받아야 하고, 어떤 판사 앞에서든 동일한 법률적인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신뢰를 흔드는 글"이라며 "그래서 이 글을 충격적이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오현석 증인과 김 후보자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불명확하다"며 "오 판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했을 뿐이다. 치욕스런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고용진 의원 역시 "민망하기 짝이 없다"며 "증인과 감 후보자 사이에는 전혀 친분이 없다"고 야당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 판사는 "김 후보자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 (김 후보자가) 10여 년 전 초임일 때 같은 법원에 계셨다"며 "제가 국제인권법연구회에 가입한 기간에는 김 후보자가 회장이 아니었다. 별로 뵌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 판사는 자신의 글에 대해 "대한민국 판사로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런 내용은 생략했다"며 "판사마다 다양한 세계관·철학·인생관·시대관이 있다는 평범한 생각에서 글을 썼다"고 밝혔습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재조사 불가 방침에 반발해 금식 투쟁을 한 데 대해서는 "법원이 국민 앞에 존중받고 신뢰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판사 생활을 해왔다"며 "참담하게 느껴져 마음이 혼란스러웠고 국민 앞에 참회한다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참고인으로 출석한 여운국 변호사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한 번도 진보라고 생각한 적이 없고, 대법원장으로서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인권법연구회를 진보나 보수로 단정하는 것은 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참고인으로 신청한 김태훈 변호사가 불출석한 데 대해 "출석해서 안 된다는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자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여당이나 김 후보자 측에서 압력을 행사해 안 나오게 했다는 것은 근거도 없고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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