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에 막힌 文 대통령 생가…집주인 `사생활 침해` 호소

경남 거제의 문재인 대통령의 생가의 소유주가 관광객들로 인해 사생활을 침해받는다며 트랙터로 출입구를 막았다.
13일 거제시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태어난 거제 남정마을 생가 소유주인 A(47)씨가 생가 출입구에 최근 트랙터 한 대를 세워 생가 출입을 막았다.
생가 소유주는 문 대통령의 탯줄을 자르며 산파 역할을 한 추경순(88) 씨의 작은 아들로 문 대통령 생가에서 거주하고 있다.
A 씨는 문 대통령 당선 뒤 생가로 몰려든 방문객들로 사생활 침해를 크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부 방문객들이 함부로 집에 들어와 문을 열거나 촬영을 하고, 기를 받겠다고 돌담의 돌을 빼가는 등 일상생활이 힘들지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달 경운기로 세워 생가 출입을 막았으니 방문객들이 경운기를 넘어오자 이번엔 트랙터로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생가에는 문 대통령 당선 뒤 문사모측에서 설치한 생가 팻말과 현수막도 철거됐다. 다만 A씨가 내걸은 '이 집은 개인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입니다.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는 일은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부착했다.
시는 A씨와 수차례 얘기를 나눴으나 트랙터를 치우는 데는 실패했다. 거제시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 터 매입 등 복원을 추진했으나 청와대에서 곤혹스런 입장을 표명하면서 현재 복원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생가 방문객은 대통령 취임 직후인 지난 5월 이후 매월 4500~5000여명이 생가를 방문했다.
시 관계자는 "문 대통령 생가는 개인 사유지여서 함부로 개방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며 "마을주민들이 소유주를 설득하는 등 개방을 위해 노력중이고 함께 대처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거제 = 최승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