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배용제 "너의 가장 예쁜시절을 갖고 싶다"며 제자 성폭행…징역8년

고등학생 제자들을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용제(53) 시인이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이날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배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배 씨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이 합심해서 나를 악인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해왔다고 알렸다.
배 씨는 2012∼2014년 실기교사로 근무하던 경기 한 고교의 문예창작과 미성년자 여학생 5명을 대상으로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3년 3월 창작실 서재에서 한 여학생에게 "너의 가장 예쁜 시절을 갖고 싶다"며 강제로 입을 맞추는가 하며, 같은 달 지방에서 백일장 대회가 열리자 "늦게 끝나니까 부모님께 친구 집에서 자고 간다고 말하라"고 시킨 뒤 학생을 창작실로 불러들여 성폭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만 아니라 같은 해 9월 "내가 과외를 해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면서 "과외를 그만둬야 할 것 같다"고 B양에게 겁을 줘 입을 맞추고 신체를 만지기도 했다.
문예창작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주로 수시전형을 통해 입시를 준비한다.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려면 문예창작대회 수상 경력이 매우 중요하다. 실기교사인 배 씨에게 출전 학생을 추천할 권학이 있기에 학생들은 배 씨의 영향력이 두려워 범행에 맞서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배 씨는 평소 "내게 배우면 대학에 못 가는 사람이 없다" "나는 편애를 잘하니 잘 보여라" "문단과 언론에 아는 사람이 있다며,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주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