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원오 "삼성에서 정유라 걱정말고 마음대로 말을 타라고 했다"
입력 2017-09-11 16:20 

최순실씨(61·구속기소) 측근이었던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67)는 11일 삼성이 코어스포츠에 지원한 금액을 최 씨가 사적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증언했다. 또 삼성 측에서 정유라씨(21)에게 제공한 말들은 마음대로 타도 된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기소)과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 혐의 등 68회 공판에 박 전 전무가 증인으로 나왔다. 그가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올해 5월 3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의 공판 이후 두번째다.
박 전 전무는 검찰이 "삼성이 최 씨와 코어스포츠 관련 계약을 체결할 때 삼성 의사는 관철하지 않고 최 씨가 원하는대로 다해줬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삼성은 코어스포츠에 송금한 승마관련 용역대금을 최 씨가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 전 전무는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과 황성수 전 전무에게 '용역대금을 최 씨가 호텔 구입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전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알고 있는 눈치였다"고 밝혔다. 최 씨는 2015년 4분기에 삼성전자로부터 입금된 돈 81만 유로(약 10억 8800만 원)를 비덱 타우누스 호텔을 사는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10월 20일 정유라씨(21)가 탔던 살시도 구입과 관련해 최 씨가 화를 냈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당시 최 씨는 '이 부회장이 VIP(박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말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느냐'며 박 전 사장을 당장 독일로 들어오게 하라고 박 전 전무에게 지시했다. 그는 "최 씨의 말을 듣고 계약서상에는 살시도가 삼성전자 보유지만 실제 양측 간에 말을 사주기로 합의가 됐다는 것을 그 때서야 눈치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삼성 측에서 말 소유권을 최씨에게 넘겨준다는 이야기는 안했다"면서도 "박 전 사장 등이 걱정 말고 (정씨가) 마음대로 말을 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2015년 12월 박 전 전무는 최 씨와 사이가 틀어지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박 전 사장을 자주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거기(최 씨 관련) 일을 접고 왔기 때문에 혹시나 하는 생각에 나를 관리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박 전 사장 등은 컴다운(calm down) 하면서 대한승마협회 일은 관여하지 말고 아시아승마연맹 일만 도와달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채종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