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민간 출신` 최흥식 신임 금감원장, 내부개혁 칼 빼드나

첫 민간 출신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1일 취임, 내부개혁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최 원장은 11일 오전 취임식을 갖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금융감독원'으로 돌아갈 것을 천명했다. 조직혁신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금감원의 기본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국민 신뢰를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최 원장은 "금감원이 먼저 혁신하고 원칙·소신에 따라 금융시장 질서를 지키며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금융정의를 실현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내외부에서는 최 원장 부임으로 조만간 금감원 부원장 4명의 전원 교체와 부원장보 9명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장과 팀장급 인사도 연동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오는 13일 금감원 채용비리 사건의 1심 재판이 선고되고, 감사원의 감사결과도 9월 중순께 발표된다. 감사원 감사에서 채용비리가 추가로 드러나고 직원들의 음주운전, 차명계좌를 이용한 주식거래 등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이 있을 전망이다. 더욱이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감독을 수행했던 임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최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개미 구멍으로도 둑이 무너진다'는 말처럼 구성원 개개인의 작은 일탈이 조직에는 치명적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 고쳐나가는 고도의 자정능력을 토대로 더욱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엄은 금융회사를 윽박지르는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전문성에서 비롯된다"며 "기존 권역별 감독에서 벗어나 기능·기술별 감독체계로 전환하고, 총체적 리스크 관리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 원장은 "감독기관은 속성상 국민의 눈에 잘한 것보다 잘못한 것이 두드러지기 마련"이라며 "누가 알아주기를 원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바 사명을 다하는 '무명의 영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 원장은 "원장 직속 자문기구로 가칭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금소위)를 설치, 소비자 중심의 금융감독을 실천하겠다"고도 말했다.
금소위는 금융권 전역에 대한 감독을 실시할 때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제도의 적정성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의 절반은 시민단체 중심으로 학계·언론계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할 예정이다.
한편 최 원장은 현대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장, 연세대 교수 등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사장,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등을 역임했다. 학계와 업계를 두루 거쳐 기존 관료출신 금감원장들과 차별화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