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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이준 "잘생긴 얼굴 아냐…`아이해` 멜로 연기에 용기 얻었죠"
입력 2017-09-11 07:01 
이준은 `아버지가 이상해`로 멜로 연기에 도전, 호평 받았다. 제공| 프레인TP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KBS 주말드라마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우는 내용으로 전 연령대에서 사랑받는다. 대가족을 다루는 만큼 다른 작품보다 출연 배우도 많다. 젊은 커플로 등장하는 배우들은 재기발랄한 사랑 이야기로 단숨에 스타가 된다. '아이가 다섯',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 출연한 성훈, 현우가 그랬다.
이준(이창선·29)은 KBS2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아이돌 출신 배우인 안중희 역을 맡았다. 외모는 정상급이지만 실력은 한참 모자란 안중희는 아버지를 찾다가 가까스로 변한수(김영철 분)와 만났다. 하지만 변한수가 자신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좌절한 뒤에야 부정(父情)을 느꼈다. 이준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방황하면서 가족애를 깨닫는 안중희로 사랑받았다.
"처음에는 가족극을 편하게 생각했죠. 굉장히 유쾌하고 코믹한 드라마라고 봤는데, 대본을 받을 때마다 감정이 폭발하는 신이 많아서 당황했고, 힘들었어요. '세상에는 무슨 일이든 쉬운 게 없구나' 싶었죠."
이준은 '캐스팅 통보'를 받았다며 웃어 보였다. 제작진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곧바로 캐스팅이 결정된 것이다. 배우 역할만 영화 '배우는 배우다', '럭키' 이후 세 번째 맡게 됐다. "안중희가 직업적 설정이 배우긴 했지만, 아버지와 아들 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했죠." 역할의 직업 다양성 때문에 걱정이 앞서기도 했으나 부자 관계가 더 눈에 들어왔다.
배역에 따라 방송 초반에 '발연기'를 해야 했던 이준은 예상 외로 고전했다. 연기를 못하는 연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이다. "발연기를 하면서 자괴감이 들고 공허했죠(웃음).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거예요. 캐릭터가 발연기를 하는 건지, 제가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죠." 막막한 상황에서 부담을 덜고 카메라 앞에 섰고, 다행히 촬영 스태프의 반응은 좋았다.

KBS 주말드라마의 젊은 남자 캐릭터가 활약할 수 있었던 건 로맨스 때문이기도 하다. 안중희는 변미영(정소민 분)과 옥신각신하다가 서로 사랑을 확인했다. 이준, 정소민의 러브라인은 시청자들의 설렘을 자극했다. 이준의 멜로 연기는 사실상 처음이었다.
"멜로는 굉장히 잘생긴 배우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생 때는 제가 잘 생긴 줄 알았는데, 사회에 나와보니 아니더라고요(웃음). 저는 눈이 초롱초롱하지 않아 스릴러 작품에 잘 어울려요. 그동안 '멜로형 얼굴'은 아니라고 느꼈죠."
그의 걱정에도 이준, 정소민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이준이 정소민의 안전벨트를 메주거나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들은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한없이 사랑스러워 보였지만, 이준은 촬영 내내 애를 먹었다.
"정소민의 머리를 쓰다듬는 신을 처음 촬영할 때는 어색했죠. 살면서 누구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전벨트를 해준 적이 없거든요. 감독님과 정소민이 '강아지를 쓰다듬듯이 하라'고 조언해줘서 연습할 정도였죠. 안전벨트를 할 때도 옆자리가 너무 멀어서 발이 인어공주처럼 되더라고요. 하하."
"눈을 치켜뜨고 상대를 보는 습관 때문에 수사극 얼굴이다"고 말한 이준은 정소민과의 호흡을 위해 이 버릇도 고치려고 했다. 이준은 "반응이 좋을지는 몰랐다. '눈이 좋다'는 평가에 기분이 좋았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2008년 MBC 드라마 '그분이 오신다'로 데뷔한 이준은 그룹 엠블랙 활동을 하면서 연예계 대표 연기돌(연기자와 아이돌의 합성어)이 됐다. 안중희가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것과 달리 이준은 데뷔 때부터 배우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아이리스2' 경호팀 요원부터 '갑동이' 사이코패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았다. 양극단을 뛰어넘는 역할에도 화면 안에서 자연스러울 수 있었던 건 배우로서의 섬세한 성격과 뭐든 잘 해내려는 각오가 작용했다.
"예능할 때도 목숨 걸고 했어요. 뭐든지 잘하고 싶었죠. 누구나 그렇겠지만, '잘한다'는 소리를 듣지 못하더라도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면 자존심이 너무 상하더라고요. 연기뿐만 아니라 엠블랙 활동할 때도 '못한다'는 말이 너무 싫었습니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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