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존재감 사라지는 운수장비업…시총비중 3년8개월새 반토막
입력 2017-09-10 17:32  | 수정 2017-09-10 23:50
운수장비 업체의 '수난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업종 대들보 역할을 하던 자동차 관련 대표주들의 주가가 무너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이 3년8개월 만에 반 토막 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8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운수장비 업종의 시총은 지난 8일 기준 107조9374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 연초 기준 170조7340억원에 육박했던 시총이 3년8개월 만에 60조원 이상(36.8%) 급감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총은 31% 증가했으며 전기·전자업종은 59% 급증했다.
운수장비 시총 급감에 따라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 2014년 초까지만 해도 전기·전자(25.2%)에 이어 2위를 유지하던 운수장비 업종 시총 비중(14.4%)은 올해 초 9.2%, 현재는 7.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금융업 시총 비중은 13%에서 19%로, 화학은 9%에서 10%로 확대됐다.
업종 쇠락의 주요인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현대차 그룹주 3인방 추락에서 비롯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8일 주가가 전일 대비 1.8% 하락하면서 시총이 다시 3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2013년 말 52조원에 비해 20조원 이상이 쪼그라든 수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상장사들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자동차는 당분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몇 안 되는 업종"이라며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영업 차질 우려와 통상임금 이슈가 산적해 있고 미국 등 글로벌 판매도 회복세가 더디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여파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주가도 급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날 4.66%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새 1조원 감소했다. 2013년 말 대비 6조6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조 단위 통상임금 악재를 맞은 기아차는 2013년 말 22조7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반 토막 났다. 현대위아는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급감해 시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중국발 악재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 현대차 그룹주들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현대차와의 합자회사인 북경기차(베이징현대차)는 현대차그룹 부품사들의 높은 수익성을 빌미로 합자 종료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중국 사업은 정치적 리스크가 완화되더라도 중국 측 파트너와의 갈등이 지속되는 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이달 이후 중국 판매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부품사들의 3분기 실적은 북경기차의 단가 인하 압력으로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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