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영복 "엘시티 레지던스 분양 실패는 검사님 때문"
입력 2017-09-08 17:34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려 정관계 유력인사들에게 금품 로비를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영복 엘시티 회장(67)이 법정에서 검찰 수사로 엘시티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8일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회장 공판에서 검찰 측은 "엘시티 사업에 포함된 레지던스(561실 규모)는 절반도 분양되지 않았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피고인 신문을 받던 이 회장은 곧바로 "검사님 때문이죠"라고 맞받았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엘시티 레지던스 분양을 며칠 앞둔 지난해 7월 21일 엘시티 시행사와 관련 회사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 수색했다.
이 회장이 이렇게 대답하자 법정에 있던 방청객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재판장인 심현욱 부장판사가 "검찰 수사 때문 정도로 정리하겠다"고 한 뒤에야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정리됐다.

검사는 이어 "해운대 해수욕장 바로 앞에 럭셔리 주거공간을 표명한 엘시티가 들어오는 바람에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할 공공재인 해운대 바다가 일부 계층만 누리는 공간이 됐다"며 "이제 레지던스 공간 만이라도 시민에게 환원할 의사가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이미 사회에 환원한 거다. 레지던스에는 방 하나에 수십 명씩 자도 되기 때문"이라며 "검사님 주장에도 일리가 있지만 오해하는 부분도 많다"고 맞섰다.
이 회장은 이어 "엘시티에는 일반 관광객이 누릴 수 있는 관광·놀이시설도 많이 계획돼 있다"며 "내가 구속되지 않았더라면 엘시티 주변을 전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관광명소로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의 결심공판은 이달 22일 열릴 예정이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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