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주공5단지 천신만고 끝에 재건축 심의 통과

박원순 서울시장 부임 후 첫 50층 재건축 단지가 나왔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6일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재건축계획이 본회의를 사실상 통과, 수권소위로 넘겨졌다.
단지내 공공시설 등에 대한 국제현상공모 관련 세부 사항만 논의하면 다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고 바로 통과되는 것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박원순 체제 하에서 처음으로 35층이 아닌 최고 50층 초고층 재건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잠실역 사거리 일대가 '광역중심'이라는 점을 인정해줘 50층 건립이 가능했다. 시는 "일부 용도지역 변경의 필요성, 기반 시설 설치, 교통 처리 계획 등에 대해 7개월여에 걸쳐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며 "그 결과 용도지역 변경, 중심기능 도입, 공공 기여 등 정비계획의 주요 내용에서 공공성이 향상됐다고 인정됐다. 이에 따라 재건축사업의 가시성이 제고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잠실역 사거리 일대를 기존 일반주거3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바꿨고, 이에 따라 50층을 지을 수 있게 된 것이다. 50층짜리 건물 4개동에는 주거시설 뿐 아니라 호텔, 컨벤션, 업무 등 비주거용도 시설도 35%가량 할애해 광역중심이라는 기능에 맞도록했다는 것이 조합과 시의 설명이다. 다만 4개동을 제외한 다른 동은 35층을 넘지 않도록 조성한다.한강변 공동주택의 최고 층수는 35층까지만 허용한다는 '2030 서울플랜'에 따른 것이다.

가구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6401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재탄생하게 된다. 강남권에선 가락시영 재건축인 헬리오시티(9510가구)와 개포주공1단지(6642가구) 이후 이같은 초대형 단지의 탄생은 오랜만이다. 특히 기존의 3900여가구에 비해 2배 가까이 가구수가 증가하는만큼 주택 공급 확대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중 소형임대주택은 602가구다. 원래 잠실주공5단지는 소형임대주택을 '0'으로 제출했다가 서울시 반발에 막힌 후 재건축 속도를 붙이기 위해 600가구까지 늘렸다. 이는 다른 재건축 단지에 비해서도 훨씬 더 많은 수준이다. 전체 부지의 16.5%를 문화시설과 단지 내부 도시계획도로 등으로 내놨다. 기반 시설 공공기여 규모가 일반적인 한강변 재건축단지보다 크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향후 수권소위원회에서 국제현상공모의 대상과 범위 등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문화시설, 공공청사 등 기반시설의 위치와 성격·기능, 송파대로 올림픽대로 잠실역사거리 공개공지 등 공공영역에 대한 지침을 논의하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은 순항할 예정이다. 수권소위 개최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으나 늦어도 다음달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박인혜 기자 / 김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