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올트, 어떤 볼트든 주문오면 세상 뒤져서라도 공급
입력 2017-09-05 14:28 

◆ 렛츠스타트업 / (49) 올트 ◆
'세상의 모든 볼트'(All of the Bolt)라는 이름을 가진 '올트'(ALLT)는 스타트업이지만 현재 월 1억 2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볼트라는 원초적 아이템을 사물인터넷(IoT)과 연계시킨 기발한 아이디어로 현재 3000개 정도 거래처를 확보했다. 그 수는 매월 100개씩 늘어나고 있다. "제조업에 볼트는 사람의 물과 같은 존재"라는 김태준 올트 대표(32)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제조회사라면 반드시 필요한 볼트를 적기에 적정량 공급해 주는 게 이 회사 비즈니스 모델이다. 볼트 외에 '스마트 빈(Bin)'을 설치해 수량이 떨어지면 자동으로 볼트 물량을 충전해 주는 시스템도 공급한다. 제조업 공장에서 버튼만 누르면 볼트를 자동으로 공급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올트 구상이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서울 구로동 공구상가를 돌면서 볼트 유통구조를 눈으로 보고 익혔다. 그에 따르면 볼트는 98% 이상이 기업간 거래(B2B)로 이뤄지고 있고 대량거래가 기본인데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구매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많은 문제점들을 발견했다. 대부분 볼트 구매자들은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다보니 재고관리가 되지 않아 인건비와 관리비가 크게 발생했다. 또 자신에게 필요한 만큼 볼트를 구매할 수 없었기에 재고를 과도하게 보유하거나 낭비하는 경우도 많았다. 특히 유통구조가 복잡해 구매자가 원하는 볼트를 적기에 공급받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볼트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는 공장도 목격했다. 김 대표는 "2년간 200여 제조사들을 돌아다니며 이런 문제들을 인식하게 됐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볼트 공급관리 시스템을 갖춘다면 수요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시험 삼아 국내 한 대형 포털에 클릭당 70원짜리 인터넷 광고를 냈다. 그러자 한 고객사에서 연락이 왔다. 플랜트 제조회사였는데, 1250개 종류 볼트를 묶음으로 소량 구매하고 싶어했다. 기존 유통망에서는 구매가 이뤄질 수 없을 정도로 적은 양이었지만, 그는 일일히 세어서 비닐 포장해 배송했다. 이렇게 70원짜리 광고 하나로 단번에 1억 원 매출을 올린 후 그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수량과 타이밍에 볼트를 공급할 수 있다면 분명히 시장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대표는 "시장에서 신뢰를 얻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볼트라면 어디를 뒤져서라도 찾아내 공급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볼트는 그 종류만 수천가지다. 길이가 1㎝짜리도 있지만 2m에 이르는 거대한 제품도 있다. 이때문에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볼트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종합유통회사는 많지 않다. 그렇게 구매처 신뢰를 쌓다보니 실적도 쌓였다. 지난해 7월부터 사업을 시작했는데 불과 6개월 만에 3억 5000만 원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5월 동안 5억 4000만원 매출이 나왔고, 이대로라면 연간 12억원 매출이 예상된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현재 5명인 직원도 조만간 5명을 더 늘릴 생각을 갖고 있다.
동국대 창업선도대학 프로그램에 선정된 올트는 곧 볼트 공급 시스템 시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미래 유상증자를 통해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5~6년 뒤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있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제조업의 대형 할인마트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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