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국당 정기국회 보이콧, 장외투쟁 병행키로
입력 2017-09-03 19:42  | 수정 2017-09-10 20:05


정기국회 불참을 선언한 자유한국당이 'MBC 사태'와 관련해 검찰과 사법부를 방문해 항의하는 등 장외투쟁을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한국당은 지난 2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MBC 김장겸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언론탄압'으로 규정, 이에 반발해 9월 정기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제1 야당으로서 정부·여당에 공세를 펼치려면 국회가 가장 좋은 장(場)이기는 하지만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정기국회 보이콧이라는 강수를 뽑아든 셈입니다.

이에 더해 관계기관을 돌며 항의 방문하고 피켓·현수막 시위를 벌이는 등 장외투쟁도 불사할 방침이어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는 초반부터 급랭할 것으로 전망되나, 북한의 6차 핵실험이라는 특대형 돌발변수에 따라 안보관련 상임위는 선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3일 비상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이 이번 국회 일정을 거부한 것은 정쟁 차원의 대여투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투쟁"이라고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 좌파 포퓰리즘에 대한 저항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당은 4일부터 검찰과 대법원, 고용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MBC 사태'와 관련된 기관들을 찾아 김 사장의 체포 영장 발부를 규탄할 예정입니다.

당 지도부나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뿐만 아니라 당 소속 의원들까지 관계 기관을 찾아 각개전투를 벌일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청와대도 방문해 항의한다는 방침입니다.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장인 김태흠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권이 의도적으로 도발했고 싸울 때는 싸워야 한다, 이것저것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검찰총장, 대법원장, 노동부 장관, 방통위원장에 각각 면담 요청해 항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도 통화에서 "원내에서 우물 안 투쟁만 하는 게 아니라 장외투쟁도 불사할 것"이라며 "홍 대표와 정 원내대표를 투톱으로 장 내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은 보이콧 결정으로 공은 정부·여당에 넘어갔다고 판단, 여권의 대응을 보면서 투쟁 수단과 수위를 조절할 계획입니다.

원유철 의원은 통화에서 "언론탄압을 저지하기 위해 보이콧 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당내 이견이 없다"며 "정부의 반응을 보고 투쟁 수위를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들도 국회 보이콧 투쟁을 비판하는 데 대해 괘념치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하겠다는 생각입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아무리 운동장이 기울어졌어도 어쩔 수 없는 문제"라면서 "당장은 불리하게 출발할지 몰라도 반드시 상황이 역전될 것이다. 여론 추이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김 최고위원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그렇게 나와서 우리가 왕따가 된다고 해도 끝까지 갈 것"이라며 "지지율이 떨어져도 우리는 간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날 북한의 6차 핵실험이라는 변수가 돌출한 것이 한국당의 대여투쟁 효과를 반감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선 안보이슈가 초미의 관심사로 급부상한데다 '안보 정당'을 내세우는 한국당이 국방위와 정보위 등 안보 관련 상임위마저 보이콧했다가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입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원화해서 갈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서는 명백히 항의하되 북핵 실험에 대해서는 힘을 모아서 정부가 정신을 차리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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