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네이버 재벌 지정…3개 회사 공시의무 추가
입력 2017-09-03 15:00  | 수정 2017-09-04 10:39

네이버, 넥슨 등 국내 굴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자산 규모 5조 원을 넘어서며 정부 대기업집단 규제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네이버와 넥슨을 비롯해 동원, SM(삼라마이더스), 호반건설 등 5개 기업집단을 추가로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일감 몰아주기, 기업현황 공시 등 의무를 지는 기업집단은 57개가 됐다.
공정위는 "이해진 전 의장이 네이버를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며 이 전 의장을 동일인(총수)로 지정했다. 이 전 의장은 지난달 14일 공정위를 방문해 네이버 지배구조는 기존 대기업과 다르다며 네이버를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 전 의장 총수 지정 근거로, 네이버 지분 50%가 소액주주들에게 잘게 쪼게져 있어 그의 지분율(4.31%)로도 충분히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 전 의장이 네이버 이사회 내에서 유일한 대주주 이사로서 사외이사추천위원회 유일한 사내이사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번 조치로 네이버는 이 전 의장과 배우자, 6촌 이내 친인척들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 현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전 의장 100% 소유 회사인 '지음'은 총 자산 642억원으로 일본과 싱가포르에 100%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일본 장인 라멘집에 투자하거나, 김범수·김택진·김정주·이재웅 등이 공동 투자한 미래벤처재단인 'C프로그램'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 측은 "지음은 네이버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이 전 의장 6촌 형제 배우자와 사촌이 대표를 맡고 있는 '영풍항공여행사' '화음' 등도 공개됐다. 네이버는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성 자산 증가로 자산총액이 6조 6140억원을 넘으면서 준 대기업집단 지정이 불가피했다. 네이버 측은 "국가가 일정 규모로 성장한 기업들에 재벌과 총수 개념을 (일괄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기업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시각이 (기업집단제도가 탄생한) 30년 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번 준대기업집단에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김정주 넥슨 회장도 기업집단 총수로 지정됐다. 이밖에 자산 규모가 약 1조원에 달하는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동원그룹(총수 김재철)과 대한상선, 동아건설 등 19개 기업을 한꺼번에 인수한 SM그룹(총수 우오현), 그리고 분양사업 실적이 좋았던 호반건설(총수 김상열) 등도 추가됐다. 기존 대기업집단에 지정돼 있던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등 매각으로 자산이 12조 원에서 2조 6000억원으로 줄며 빠졌다.
[신현규 기자 /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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