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막대한 국방비로 뭐했나?"…남북 군사력 비교해보니
입력 2017-09-02 19:35  | 수정 2017-09-02 21:28
【 앵커멘트 】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인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는 걸 보면서 많은 분들이 좀 답답하실 겁니다.
과연 우리 군은 뭘 하고 있는지, 그 많은 예산은 어디로 간 건지 궁금하실 텐데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근희 기자, 최근 각 부처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업무보고가 있었는데요.
그런데 국방부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군 수뇌부들을 강하게 질책했었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심한 듯 군을 향해 채찍을 꺼내 들었습니다.

지난 28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국방부 업무보고가 열렸는데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그 많은 돈을 갖고 뭘했는지 근본적으로 의문이 든다며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우리가 북한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해 오로지 연합방위능력에 의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까지 말했습니다.

당시 이 자리에는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모여 있었는데요.

공개적으로 군을 질타하면서 적극적으로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군기 잡기에 나선 겁니다.

【 질문 2 】
혹시 과거에도 대통령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국방부를 질책한 적 있었나요?

【 기자 】
네, 11년 전에도 같은 맥락에서 오히려 더 수위 높게 비판한 적 있는데요.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

2006년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굉장히 강하게 군을 질책했는데요.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노무현 / 전 대통령 (지난 2006년)
- "한국의 국방력이 북한보다 약하다면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했느냐…. 그 많은 돈을 군인들이 다 떡 싸먹었느냐."

【 질문 3 】
그럼 실제로 한번 따져봅시다.
도대체 우리 국방 예산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 기자 】
2017년을 기준으로 국방 분야에 편성된 예산만 무려 40조 3천억 원입니다.

전체 국내총생산, GDP의 2.4%를 차지합니다.

이스라엘이나 요르단 같은 주요 분쟁국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세계 평균에 비해서는 높은 편입니다.

게다가 정부는 내년도에는 국방 예산을 43조 1천 억 원으로 올리고 2021년까지 50조 4천억 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반면 북한의 국방비는 2015년 기준 4조 5천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남한에 비하면 10분의 1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겁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렇게 많은 돈을 들이고도 왜 북한의 국방력을 압도한다는 자신감은 없냐고 되물은 거죠.

【 질문 4 】
실제로 이렇게 돈을 많이 들였으면 우리 군이 북한 군을 훨씬 압도해야 할 것 같은데요.
그럼 우리와 북한 군사력을 비교해봤을 때 어떻습니까?

【 기자 】
네, 사실 북한의 군사력도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일단 병력에서만 우리가 62만 명, 북한이 128만 명 정도로 두 배나 차이 나는데요.

육군의 핵심 전력인 전차도 우리는 2천4백여 대인데 북한은 두 배 가까운 4천3백여 대입니다.

전투기도 우리보다 2배 많고 잠수함은 무려 7배나 많습니다.

문제는 양보다 질입니다.

북한의 전차인 선군호와 천마호는 우리 군 K-2 전차에 비해 훨씬 성능도 떨어지고 잠수함도 대부분 러시아제 구형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이지스함과 F-15K 전투기까지 보유하고 있죠.

주한미군의 각종 최첨단 전력 자산들이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됩니다.

군사력은 사실상 돈 싸움이라는 점에서 질적인 면에서는 결코 우리도 북한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거죠.

【 질문 5 】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우리 비대칭 전력을 문제 삼았는데요.
북한의 비대칭 전력이 고도화하는 만큼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비대칭 전력이란 게 도대체 뭡니까?

【 기자 】
네, 사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지적한 건 단순한 군사력이 아니라 이른바 '비대칭 전력'이었는데요.

비대칭 전력이란 하나만 가져도 적국과 비대칭 상황을 만드는 일종의 와일드 카드 개념인데요.

그러니까 북한이 경제력이나 국방비로 봤을 때는 우리보다 훨씬 밀리고 최첨단 전력 무기도 떨어지는데 왜 저렇게 자신만만하냐.

바로 하나만 있어도 위협적인 북한의 비대칭 전력, 핵 미사일 때문이라는 겁니다.

사실 우리는 룰 안에서 싸우지만, 북한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제 사회가 평화 유지를 위해 만든 각종 무기 개발 제한을 모조리 무시하고 있죠.

한미 미사일 지침도 그 룰 중 하나였는데요.

과연 이번 미사일 지침 개정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우리 비대칭 전력에도 변화가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앵커멘트 】
김근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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