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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무비골라주] 소리 없는 전쟁터에서 ‘매혹당한 사람들’
입력 2017-09-01 09:06 
영화는 보고 싶은데 입맛에 딱 맞는 작품이 없다고요? 보고 싶은 영화에 마땅한 정보가 없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상업 영화 외에도 최신 개봉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골라주는 코너로, 예비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호기심을 살살 긁어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MBN스타 김솔지 기자]

제목 : 매혹당한 사람들

감독 : 소피아 코폴라

출연 : 니콜 키드먼, 커스틴 던스트, 엘르 패닝, 콜린 파렐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 94분

개봉 : 9월 7일

#. 매혹당한 사람들

남북전쟁이 시작되고 3년 후인 1864년, 버지니아의 남부를 배경으로 한다. 여자들이 사는 대저택에 부상당한 남자가 들어오면서 시작된 감출수록 드러나는 은밀한 관계를 담았다.

토마스 J. 칼리넌의 동명 소설이 영화의 원작이다. 칸영화제 70년 역사상 두 번째 여성감독의 감독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작품으로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실력파 제작진이 뭉쳐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 유혹, 비밀, 욕망 그리고 본능

1864년 전쟁으로 인해 모두가 떠난 인적 드문 마을, 7명의 여자들만 살고 있는 대저택에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은 군인 존이 머물게 된다.

유혹하는 여인 미스 마사부터 사로잡힌 여자 에드위나, 도발적인 소녀 알리시아까지, 매혹적인 손님의 등장으로 그녀들은 숨겨진 욕망을 드러낸다.

미스 마사(니콜 키드먼)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전쟁으로 고립되어버린 여성 기숙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은 물론 학생들을 지켜내야 하기에 낯선 손님 존에게 더욱 엄격하게 대한다.

에드위나(커스틴 던스트)는 기숙학교의 유일한 교사로 매혹적인 손님 존에게 사로잡혀 자신의 욕망을 처음으로 발견하게 되고 이와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내어주며 위험한 비밀을 갖게 된다.


아이와 어른의 경계에 있는 소녀 알리시아(엘르 패닝)는 친절하게 다가오는 존을 비밀스럽게 도발하며 평온했던 대저택을 삽시간에 혼돈과 위험의 장소로 변하게 만든다.

전쟁 중 심각한 다리 부상을 입고 죽음 직전의 상태로 구조된 존(콜린 파렐)은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생존 본능으로 진심을 숨긴 채 아슬아슬한 관계를 이어가고 이는 여자들의 숨겨진 욕망을 뒤흔들며 모든 것을 어긋나게 만든다.

#. 탐하는 순간 전부 빼앗긴다

소피아 코포라 감독은 원작 소설을 여성의 시점으로 다시 읽으며 원작과는 다른 섹슈얼한 스릴러를 탄생시켰다. 그동안 봐왔던 오싹하고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스릴러와는 확연히 결이 다른 느낌의 스릴러다.

여성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게 그려졌으며,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품고 있었던 욕망이 분출되는 순간을 복잡하고도 깊이 있게 담았다.

미스 마사, 에드위나, 알리시아 등 여성들의 각자 다른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 공감과 동시에 미묘한 성적 긴장감을 안겼다. 대저택 넘어 일어나고 있는 전쟁보다 한 남자를 두고 둘러 싼 여성들의 날카로운 신경전은 더 살벌한 전쟁을 일으켰다.

극 후반부, 존은 갑작스러운 한 사건으로 인해 강한 심리적 변화를 맞는다. 이 사건으로 하여금 극 자체가 한층 더 풍성해지며 쫄깃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다만 존의 급격한 감정 변화가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김솔지 기자 solji@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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