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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호타준족의 상징?…20홈런-20도루
입력 2017-09-01 06:39  | 수정 2017-09-01 09:09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지난 8월 27일 KBO리그 46번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9)은 8월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이날 손아섭은 7회말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서 넥센 선발 브리검을 상대로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7-9로 추격하는 점수였다. 이 홈런으로 22도루에 19홈런을 기록 중이던 손아섭은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KBO리그 통산 46번째 기록이자, 롯데 프랜차이즈 3번째 기록이었다.
손아섭의 20홈런-20도루 기록은 예상보다 빠르게 달성된 것이었다. 사실 손아섭의 20홈런-20도루는 홈런에 달려 있었다. 올 시즌 전까지 손아섭은 한 시즌 20개의 홈런을 친 적이 없다. 가장 홈런을 많이 쳤던 시즌은 2014시즌 18개였다. 25일 사직 LG전에서 시즌 17호 홈런을 때린 손아섭은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대망의 고지를 점령했다. 17호 홈런은 8월12일 삼성전에서 15, 16호를 때리 지 13일만에 나온 홈런이기도 했다. 어쨌든 손아섭은 자신의 커리어 하이 홈런 기록을 달성하며 20홈런-20도루 클럽 맴버십을 갖추게 됐다.
20홈런-20도루는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손아섭에 앞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선수들의 면모를 보면 그렇다.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은 1989년 9월17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MBC와 해태의 경기에서 해태 김성한이 개설했다. 이후 손아섭까지 46번의 20홈런-20도루 기록이 나왔다. 두 차례 이상 기록한 선수도 눈에 띈다. 삼성과 해태 LG에서 뛰었던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4차례 20홈런-20도루 기록을 달성했다. 현대와 KIA, SK에서 선수생활을 했던 박재홍 MBC스포츠해설위원도 양 위원과 함께 4차례 20홈런-20도루를 기록했고, 그 중 3차례는 30홈런-30도루 기록이었다. 박 위원은 프로 데뷔 시즌이던 1996년 9월3일 잠실 LG전에서 대망의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박 위원의 세 차례 기록 포함 30홈런-30도루는 8차례가 나왔다. 이중 2015년 NC 에릭 테임즈(현 밀워키)는 KBO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 박경완·박병호도 20홈런-20도루 클럽 멤버
김성한부터 손아섭까지 46번의 20홈런 20도루 중 최고령 기록은 2007년 삼성 양준혁이 보유하고 있다. 양준혁은 그해 10월5일 사직 롯데전에서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38세 4개월 9일에 세운 자신의 4번째 20홈런-20도루였다. 최연소 기록은 1994년 LG 김재현(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이 가지고 있다. 이 해 고졸 신인이었던 김재현은 9월7일 잠실 해태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했다. KBO리그 통산 7번째 20홈런-20도루였다. 18세 11개월 5일에 달성한 기록이었다. 이후 20홈런-20도루는 1996년 3차례, 1997년 4차례, 1999년 5차례, 2000년 3차례 등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당시 타고투저 현상과도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2010년 이후에는 2015년에 4차례 나왔다. 타고투저가 가장 극심하다는 평가를 받는 시즌이다.
역대 46번의 20홈런-20도루 중 다소 의외(?)의 주인공도 있다. 2001년 현대 박경완(현 SK코치)이다. 그해 박경완은 24홈런 21도루로 20홈런 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1991년부터 2013년까지 뛴 박경완이 두자릿 수 도루를 기록한 유일한 해이기도 하고, 유일한 포수 20홈런 20도루 클럽 멤버다.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현 미네소타)도 2012시즌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2012년 10월2일 목동 두산에서 도루에 성공하며 대기록을 세웠다. 앞서 강정호가 같은 해 9월18일 잠실 LG전에서 역시 도루에 성공,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의외의 20홈런-20도루 주인공? SK박경완 배터리 코치는 2001년 현대 시절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이 해 박 코치는 21도루를 기록했는데, 그의 커리어에서 유일한 두자릿수 도루를 달성한 시즌이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변화하는 야구 트랜드, 20홈런-20도루는 호타준족의 상징일까
이처럼 20홈런-20도루 가입자가 늘면서 박경완이나, 박병호 같이 한 차례 20홈런-20도루를 가입한 이를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한 갑론을박도 있다. 30홈런-30도루를 정도는 해야 호타준족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냐는 이유다. 하지만 20홈런, 20도루 모두 그 자체를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한마디로 한 시즌 20홈런, 20도루를 기록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얘기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20홈런-20도루 기록은 호타준족의 상징으로 충분한 의미가 있다”며 홈런을 잘 치기도 어렵고, 도루를 잘 하기도 어려운데, 20개라는 수치는 한 시즌에 쉽게 달성하기는 분명히 어려운 수치인 것은 사실이다. 20홈런 20도루 중 도루가 은근히 어려울 수 있다. 빠른 선수라도 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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