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당국 불개입 시사…협회장 인선 재시동
입력 2017-08-31 17:56  | 수정 2017-08-31 20:55
금융당국 눈치를 보며 회장 선임을 미뤄왔던 손해보험협회가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라"며 인사 불개입 원칙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8월 31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오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안을 논의한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9월 중순께 회추위도 열릴 것으로 보여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중순 무렵에는 차기 회장이 선출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재 손보협 이사회 회원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서울보증 등 6곳이다. 이들이 회추위 구성을 결정하고 회추위가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선출하게 된다. 통상 이사회 6개 회원사와 보험관련 학회 등 외부 인사 2명이 회추위 멤버로 들어간다.

그동안 금융당국에서 차기 회장 관련 '언질'이 없어 회장 선임을 미뤄왔던 손보협회가 갑자기 선임을 서두르게 된 것은 금융당국의 불개입 원칙 지침을 전달받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손보협회가 회장 선임을 11월로 미뤄도 되느냐는 질문을 금융당국에 했는데 최근 '눈치 보지 말고 알아서 진행하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금융당국이 회장 인선에 불간섭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서 유력 후보 중 한 명이 문재인정부 낙하산으로 규정돼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권 협회장마저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물론 일각에서는 여전히 막상 인선이 진행되면 금융당국에서 본인들이 지원하는 후보를 지지하고 나설 수 있다며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도 있다.
갑작스러운 회장 인선에 돌입했지만 뚜렷한 후보군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임원 출신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손보협회 2인자인 전무가 금감원 출신이라 협회장까지 금감원 출신을 뽑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는 서태창 전 현대해상 사장과 김병헌 전 KB손보 대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현 협회장인 장남식 회장이 사장으로 있던 전 LIG손보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다.
장 회장의 연임은 다른 협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손보사 대표 출신들이 관심 있다는 말도 들리지만 최근 정부가 실손보험료 인하 등으로 압박해 오는 상황에서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대섭 화재보험협회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아직 임기가 1년4개월 정도 남아 있고 본인도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보협이 회장 인선을 서두름에 따라 타 업권 협회들도 현 회장 임기 만료 전에 차기 회장을 뽑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30일 임기가 만료되는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일찌감치 연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차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이름도 들린다.
생명보험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는 고영선 전 교보생명 부회장, 나동민 전 NH농협생명 대표 등이 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 전 부회장은 신한은행 이사, 신한생명 대표, 대한생명 대표, 화재보험협회 이사장, 교보생명 상임고문 등 은행과 보험권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지만 1944년생으로 많은 나이가 부담이다. 나 전 대표는 1959년생으로 대한생명·현대해상 사외이사, 보험연구원장 등을 지냈지만 보험사 경력이 유력 후보군들에 비해 짧은 편이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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