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고령화 진전…저층·쾌적성 선호도 늘어날듯
입력 2017-08-31 17:50  | 수정 2017-08-31 21:42
인구총조사로 본 주택시장 전망
통계청이 발표한 '2016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의 총 가구 수는 381만5023가구, 총 주택 수는 283만857호로 주택 수가 가구 수의 74.2% 수준이었다. 하지만 준공된 지 20년 이상 된 주택이 121만9000가구(43.1%), 30년 이상 된 주택은 41만6000가구(14.7%)여서 요즘 수요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낡지 않은' 주택은 턱없이 부족했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정부는 서울 등 대도시 주택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라며 "주택 수를 가구 수로 나눈 주택보급률 수치는 적정해 보일지 몰라도 노후 주택을 주택 수에서 빼고 나면 주택보급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주택보급률을 계산할 때 고려되지 않은 외국인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 수준까지 높인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은 대부분 주택을 매매하기보다는 임대주택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가구 증가가 많은 시군구는 경기 화성시(2만가구, 9.3%) 경기 하남시(1만6000가구, 27.6%) 세종시(1만5000가구, 20.2%) 경기 수원시(1만가구, 2.2%)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소득과 인구가 동시에 증가하는 곳은 인구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집값이 상승곡선을 그리게 된다"며 "일시적으로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많으면 집값이 하락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 투자 대상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주택업계에서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친고령주택 수요가 많아질 수 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인구는 2015년 656만9000명에서 2016년 677만5000명으로 1년 새 20만6000명이나 늘어났다. 고령층은 젊은 층보다 병원 근접성과 녹지 등 주거의 쾌적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층보다는 저층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고령주택 수요 증가에 대비에 이들을 타깃으로 한 주거공간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시장에 공급되는 주택면적이 점점 작아지고 있지만 평균 가구 수 감소 속도가 더 가팔라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 원장은 "현재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9%지만 향후 5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며 "도심에 위치한 신축 소형 주택이 계속해서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인 가구의 빠른 증가세는 이미 오래전부터 투자자들이 주목해 온 부분"이라며 "한동안 갭 투자자들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하는 소형 아파트를 사들이면서 소형 아파트 공급이 오버슈팅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형 대신 중형 아파트가 각광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을 주로 매수하는 30·40대 인구와 곧 주택 수요자로 진입하게 될 20대 인구분포를 감안할 때 당분간 주택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1년 새 30·40대 인구는 소폭 감소했지만 20대 인구는 다소 늘어났다. 게다가 인구 증가세가 둔해지고 있지만 가구 수 증가세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6년 전국 인구는 전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가구 수는 1.4% 늘었다. 가구당 평균 구성원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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