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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라이브] 커터에 매달렸지만, 강타선 잠재우지 못했다
입력 2017-08-31 12:31 
류현진에게 이날은 풀리지 않는 날이었다. 사진(美 피닉스)=ⓒ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아쉬운 승부였다. 자신의 입지를 더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LA다저스 좌완 선발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 선발 등판, 4이닝 8피안타 3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은 3.71로 올랐다. 투구 수 80개, 스트라이크 49개였다.
피홈런에 볼넷까지, 안좋은 내용은 다 나왔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부진이다. 5회를 넘기지 못하고 피홈런 3개를 얻어맞았다는 것은 지난 6월 12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4이닝 6피안타 3피홈런 5탈삼진 4실점)와 닮았다. 그러나 볼넷은 이번이 더 많았다.
공교롭게도 볼넷 허용 뒤 바로 장타가 나온 장면이 두 차레나 있었다. 1회 폴 골드슈미트에게 맞은 투런 홈런, 3회 브랜든 드루리에게 허용한 2루타가 그렇다. 볼넷과 피장타 조합이 두 번이나 나오면서 실점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4회에는 애리조나 타자들이 마치 무엇을 던질 것인지를 다 아는 듯한 모습이었다. 데이빗 페랄타부터 A.J. 폴락까지 세 타자 연속 그의 초구를 두들겼다. 다행히(?) 두번째 타자 아담 로살레스의 타구는 병살타가 되면서 더 많은 실점은 피할 수 있었다.
이날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 34개, 커터 27개, 체인지업 13개, 커브 4개,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이날 경기 그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커터에 의존했다. 과거 등판에서 체인지업과 커터를 비슷한 비중으로 가져가던 것과 차이가 있었다.
체인지업을 아낀 것인지, 아니면 이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이날 그의 체인지업은 좋지 못했다. 유인구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 13개중 헛스윙을 유도한 것은 한 개가 전부였다. 3회에는 드루리에게 던진 공이 가운데로 몰려 장타를 허용했다.

커터는 27개중 6개가 범타를 유도했고 3개는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날 그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그러나 공격적인 타자들을 상대로 범타를 유도하는 작전이 지난 피츠버그 원정처럼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패스트볼은 92마일까지 나왔다. 헛스윙 2개를 유도했지만, 동시에 피홈런 3개중 2개가 패스트볼에서 나왔다. 두 개 모두 구속이 89마일로 위력에서 밀렸다.
커브 사용은 4개에 그쳤다. 특히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가던 커브가 완전히 실종됐다. 1회 로살레스에게 이같은 공을 던졌다 홈런을 허용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약팀에게만 강한 투수'라는 평가를 들었던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전체 3위인 애리조나를 상대로 이같은 평가를 지우고자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돌아보며 제일 아쉬운 등판을 꼽을 때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갈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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