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도·중국 국경 분쟁 끝…선택의 기로 선 부탄
입력 2017-08-30 14:53  | 수정 2017-09-06 15:08

중국과 인도가 히말라야 국경에서 군사병력을 73일만에 철수하며 국경대치를 종료했지만, 부탄은 중국과 인도 양측의 러브콜 사이에서 어느 길을 가야 할지 고민 중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0일 중국이 경제적 지원과 관광교류를 무기로 부탄과의 유대를 강화를 꾀하는 한편, 인도는 1949년 체결한 우호조약을 바탕으로 부탄과의 전통적 관계를 단단히 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의 히말라야 지역 전문가인 루팍 삽코타는 부탄 정부와 주민들 사이에서 중국과의 유대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으며 실제 힘도 얻고 있다고 봤다. 그는 "부탄은 앞으로 외교적 묘책을 위한 공간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인도보다 중국은 부탄에 더 많은 경제적 지원과 관광교류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부탄 주민들은 중국과 인도, 부탄의 국경선이 접한 도클람 고원의 군사적 대치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과의 국경분쟁 해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현재 부탄은 중국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는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중국의 접경국 가운데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나라는 부탄이 유일하다.

자가나스 판다 인도 방위분석연구소 동아시아센터 소장은 "부탄은 주권국가이기 때문에 국경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부탄과 협약을 체결하려는 중국의 시도는 문제가 없다"면서 "하지만 인도의 이익을 무시하면 문제"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부탄이 지난 1949년 인도와 우호조약을 체결하고 인도의 외교정책을 따르기로 했다"면서 "중국과 국경문제 협상안을 타결하기 전에 인도의 우려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부탄의 의무 사항"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29일 부탄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이제 평화와 고요, 그리고 현 국경선이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성명 올려 중국과 인도 양국의 국경 대치가 종식된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은 중국·인도·부탄 3개국 국경선이 만나는 티베트 둥랑 지역에서 2개월 전 중국군이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게 발단이 됐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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