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무현은 살아있을 때 잘하지" vs "이명박은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원세훈號 댓글조작의 민낯?
입력 2017-08-30 14:08  | 수정 2017-09-06 15:05
"노무현은 살아있을 때 잘하지" vs "이명박은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원세훈號 댓글조작의 민낯?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 원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30일 오후 열리면서 그가 어떻게 여론을 조작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선미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여론조작에 나선 국정원 직원들은 2008년 촛불시위 당시 여론과 이슈가 모여있던 모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불법 정치관여 활동을 벌였습니다.

이들이 2009년 인터넷 포털에 올린 글들을 보면,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선 조롱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통령 만세" 라며 찬양했습니다.

특히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폄훼는 심각했습니다. "노무현은 자살한 거지, 전임 대통령으로서의 영웅적 행위를 한 게 아니거든요(6월3일)" "노무현이가 저세상 와서 보니 아주 큰 죄가 많았군요~ 살아있을 때 잘하지 왜 거기 가서 죽어서 후회하나. 좌빨 여러분 있을 때 잘하세요. 노무현이가 지옥에서 보내는 두 번째 유언(6월7일)" "거동이 불편해지기 전에 보내드려야 하는데… 김대중의 조국은 북한이다(6월14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같은 내용의 글을 아고라 중 '정치토론방' '자유토론방' '경제토론방' 등에 제목만 바꿔서 연속으로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검찰도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때 이런 내용을 상당수 확인했으며, 당시 파악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비난 글은 수백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해선 찬양 일색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등 현안을 다룬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과의 대화'가 있던 다음날인 2009년 11월28일 인터넷 상에 수십개의 댓글을 조직적으로 달았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만세" "소신이 분명한 분이라는 걸 알았다" "한편의 감동적인 영화였다"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존경합니다" 등의 내용으로 비판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앞서 같은 해 9월28일에는 김윤옥 여사가 내세웠던 '한식 세계화'에 대해 "콩 한쪽도 나눠 먹는 우리 음식 문화 전도사" 등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글을 올렸습니다.

진 의원은 "2013년 '국정원의 대선개입 댓글사건' 때도 드러났던 일들이 최근 국정원의 구체적 지시로 이뤄졌음이 확인되고 있다.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작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정원의 전면적 쇄신과 개혁이 이번에 기필코 이뤄졌으면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