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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끌벅적 잠실…뒷심 대결, 두산이 웃었다
입력 2017-08-29 22:55 
두산은 29일 잠실 롯데전에서 롯데의 추격을 뿌리쳤다. 후반기 최다 역전승 팀은 두산이 됐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빅매치였다. 두산과 롯데의 대결은 29일 KBO리그 5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았다. 두산(22승 2무 7패)과 롯데(23승 1무 11패)는 후반기 승률 1,2위다. 평균자책점 1,2위의 안정된 마운드를 바탕으로 승수를 쌓았다.
8월 승률은 7할대(두산 0.783-롯데 0.708)다. 8월 들어 5할 승률 이상이 4팀 밖에 안 되는 걸 고려하면, 압도적인 두 팀의 페이스다.
그럼에도 승리에 목말랐다. 현재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더 높이 올라가려 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더 많은 승리가 필요했다.
기세는 두산이 좀 더 좋다. 5연승이다. 롯데는 지난 26일 넥센에 분패했다. 그러나 최근 10경기 기준 8승 1무 1패(두산)와 8승 2패(롯데)로 호각을 다툰다. 시즌 전적은 7승 6패로 롯데의 우세. 롯데는 두산전 4연승 중이다.
잠실 7연승 장원준(두산)과 잠실 6연승 레일리(롯데)의 선발카드 무게는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 예상대로 접전이었다. 장원준과 레일리는 나란히 6이닝을 책임졌다. 투구수만 각각 117개와 115개. 역투였다. 탈삼진도 5개씩을 잡았다.
팽팽했던 경기는 초반 두산으로 기우는가 싶었다. 두산이 1-1의 3회말 2사 2루서 김재환과 민병헌의 2루타 및 에반스의 볼넷으로 3점을 뽑으며 달아났다.
3회초 1사 2루서 최준석과 이대호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던 롯데도 5회초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문규현의 개인 시즌 최다 홈런(5개)이 터진 뒤 안타, 볼넷, 폭투를 묶어 만든 1사 2,3루서 최준석이 희생타를 날렸다.

3-4 이후 경기 양상은 롯데의 창과 두산의 방패 싸움이었다. 두산은 5회초 2사 1,2루서 박헌도의 파울 타구를 유격수 김재호의 허슬플레이로 처리했다. 다만 김재호가 왼 어깨 부상으로 이탈했다.
롯데는 6회초에도 2사 1,2루서 대타 김동한과 전준우의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지 못했다. 6회까지 잔루만 7개. 결정타가 터지지 않던 롯데는 장원준 강판 후 두산 마운드를 흔들었다. 7회초 2사 후 볼넷 2개를 얻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뒤 강민호와 번즈의 연속 적시타로 동점, 그리고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뒷심은 롯데만 강하지 않았다. 두산과 롯데는 후반기 역전승 공동 1위(17번)다. 역전에 재역전이었다. 류지혁이 박진형을 상대로 동점 홈런을 날린 뒤 볼넷 3개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롯데는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하며 5위 넥센과 승차가 1.5경기로 좁혀졌다. 사진=천정환 기자

롯데는 소방수로 조정훈을 긴급 투입했다. 조정훈은 곧바로 민병헌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유격수 문규현이 재빨리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 박건우를 아웃시켰다. 뒤이어 포수 강민호가 3루수 김동한에게 송구해 더블 플레이를 시도했고 3루심이 아웃을 선언했다. 극적인 롯데의 위기 탈출이었다.
여기까지는 흥미진진이었다. 그러나 불똥이 튀었다. 3루심이 판정을 번복했다. 김동한의 발이 베이스에 떨어졌다는 것. 조원우 감독이 8분간 강하게 항의했다. 그러나 판정은 다시 바뀌지 않았다. 롯데는 시간 초과로 비디오판독도 요청할 수 없었다.
묘한 흐름이었다. 그리고 승부의 추가 다시 기울어졌다. 이번에는 두산이었다. 조정훈의 폭투로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이후 두 팀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폭발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일부 관중은 욕설까지 했다. 김재환과 오재원은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고, 두산 벤치는 선수들을 진정시켰다.
피 말리는 싸움을 끝낸 것은 두산이었다. 8회말 1사 2루서 류지혁의 적시타로 점수차를 벌렸다. 김재호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교체 출전한 류지혁은 동점 홈런에 쐐기 적시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두산의 7-5 승리. 1위 KIA와 5위 넥센이 이겼다. 두산은 KIA와 1.5경기차를 유지했으나 롯데는 넥센에 1.5경기차로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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