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정경쟁 요청한 정용진의 작심발언 "이케아도 쉬어야"
입력 2017-08-24 16:54 

"정부가 쉬라면 쉬어야 한다. 항상 법 테두리 내에서 열심히 하는 게 기업의 사명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24일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고양 정식 개장 기념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규제 방침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다만 아쉬움은 이케아가 쉬지 않더라는 것"이라며 "이케아도 쉬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이케아는 세계 28개국, 340개 점포를 운영하는 글로벌 유통기업이다. 지난 2014년 12월 광명점을 열고 국내에 진출했으며 스타필드 고양 인근에 오는 10월 이케아 고양점이 개장한다. 부산 동부산관관광단지에는 2019년까지 2300억원을 들여 동부산점을 준공할 예정이다. 이케아는 스타필드와 같은 상권에서 경쟁하는 대형 유통시설이지만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돼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제는 이케아가 가구나 인테리어 제품을 팔지만 식음료는 물론이고 아동용품, 주방용품과 같은 잡화류도 판매한다는 점이다. 대략 1만개가 넘는 제품을 취급하고 있는 데 이를 분류해 보면 전통적 의미의 가구류는 40%에 불과하고 나머지 60%는 가구 아닌 다른 품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는 가구전문점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복합쇼핑몰 영업규제 적용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이 때문에 복합쇼핑몰 규제 허점과 국내 대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정 부회장이 공평한 경쟁을 위해서는 이케아를 규제 사각지대에 지금처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작심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부는 복합쇼핑몰에 대해 매월 2회 의무휴업을 도입하는 내용을 비롯해 유통 대기업의 영업과 출점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된 직후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 대책으로 대규모점포 규제를 제시했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월2회 의무휴업 등 영업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기자들에게 온라인 사업 강화 계획도 밝혔다. 그는 "(SK플래냇에서 운용중인 오픈마켓) 11번가 인수를 비롯해 여러 온라인사업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연말 전에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진출 의사도 밝혔다. 그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콘택트(접촉)하고 있다"며 "몽골은 2호점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경 그 점(해외시장 진출)에 있어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식 오픈한 스타필드 고양은 정 부회장의 야심작이자 스타필드 하남과 코엑스에 이은 신세계의 세번째 쇼핑테마파크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경기도 고양에 위치한 스타필드 고양에서 정 부회장, 최성 고양시장, 우영택 고양시의회 부의장 및 신세계 관계자, 협력회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 고양은 건축 및 인테리어의 하드웨어뿐 아니라 컨텐츠, 브랜딩, 고객편의의 소프트웨어 측면까지 한차원 더 높은 고객가치를 제공하고자 고민해 준비했다"며 "파트너사와 지역사회의 상생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함께 성장을 꿈꾸고 이루어나가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타필드 고양은 지금까지의 쇼핑몰 구성과 운영의 시행착오를 보완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세계는 당초 스타필드 고양을 지난달 개점할 예정이었지만 정 부회장은 전체적인 동선과 콘셉트를 전면 수정하기로 하고 개점 시기를 늦췄다. 스타필드 하남에서 고객 동선과 체류 시간 등의 미흡한 요소들이 발견된데 따른 조치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고양은 엔터테인먼트, 식음, 서비스 등즐길거리 콘텐츠 비중을 매장 전체면적의 약 30%까지 확대해 고객들이 더 오랜 시간 체류하며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족단위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아쿠아필드, 창고형 할인점 이마트 트레이더스, 신세계 최초 오프 프라이스 백화점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 등이 대표적이다. 스타필드 고양은 1년안에 연매출 6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정식 개장 전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프리오픈 기간인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일주일간 약 45만명이 방문했다. 이는 일 평균 6만5000명이 찾은 것으로, 스타필드 하남보다 약 10% 더 많은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영업시간이 하남 때보다 1시간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20% 이상 더 많은 고객들이 방문한 셈이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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