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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진땀 승부…LG의 신바람 동력이 위험하다
입력 2017-08-23 05:54 
LG가 최근 연이은 진땀 경기를 치렀는데 그 결과도 좋지 않은 우려스러운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똑같은 1패 같지만 연장전, 1점차 승부 등에서 패하는 경우 그 내상은 훨씬 크다. 조직력과 마운드의 힘, 젊은 선수들이 많은 LG 트윈스에게 특히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근 LG의 경기 내용에 우려스러운 점이 눈에 띈다. 자칫 가을동력까지 꺼지게 만들 잠재적 위험요소가 분명한데 바로 박빙의 상황서 결국 경기를 내줘버리는 일이 많아진 부분이다.
근래 경기만 살펴봤을 때 LG는 지난 10일 잠실 SK전서 1-2로 패했다. 선발투수 포함 투수가 5명이 총출동했지만 결승타를 막지 못했다. 12일에는 광주에서 KIA에게 다 잡았던 경기를 내줬다. 10-11패배. 8-2까지 리드했던 스코어는 6회 10-6이 됐고 9회와 10회를 거치며 10-11이 되고 말았다. 이날은 투수가 7명 출격했다.
휴식과 우천으로 3일간 휴식을 취한 LG가 맞이한 16일 잠실 kt전. 이번에도 어김없이 1점차 승부였다. 다만 이번에는 결과가 달랐다. LG가 10회말 로니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했다. 스코어는 2-1. 투수는 3명 출격해 그나마 소모가 덜했다. 물론 차우찬에 허프까지 등판하며 최약체 kt를 상대로 거둔 진땀 승이기에 다소 머쓱한 부분도 있다.
LG는 17일과 18일 인천 원정에서는 SK에게 완패했다. 그리고 돌아온 잠실. 19일 삼성전에서는 기분 좋은 2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다만 이번에도 초중반 끌려 다니며 진땀을 뺐는데 상대 선발투수가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기에 아쉬움이 남지 않을 수 없었다. LG는 이날 4명의 투수가 등판했다.
22일 이번에는 NC를 맞이한 LG. 이번에도 1점차 승부였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5회 천금의 2득점으로 리드했고 7회 추가점으로 기세를 타는데 성공했으나 9회초에 허무한 실점, 10회초에는 벼락 솔로포를 맞고 3-4로 허탈하게 경기를 내줬다. 이날 허프 포함 7명의 투수가 나섰기에 내상 또한 적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LG는 타선의 힘이 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마운드 힘만으로 상위권을 유지했던 것도 아니다. 소총부대라 불리는 타선의 조직력, 여기에 기세를 쉽게 타는 능력까지 발휘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를 내곤 했다. 올 시즌에도 시즌 초반 맹렬한 연승가도를 달렸으며 위기에 몰렸던 7월말 8월초에도 연거푸 짜릿한 승리로 반전을 일궈내기도 했다.
후반기 피 말리는 순위싸움을 펼치는 LG 입장에서 체력소모가 많은 진땀 패는 적지 않은 내상으로 다가온다.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최근 일련의 경기내용은 LG에게 위험신호를 알리는 듯하다. 순위경쟁을 펼치는 모든 팀들이 힘들고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 앞서 불타올랐던 기세가 자취를 감췄다. 더 큰 문제는 위에서 열거한 최근 경기결과처럼 연이은 연장전 속 1점 승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고 승률 또한 줄어들었다는 것.
1점차 및 연장전 승부를 위해 선수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연투와 체력소모는 물론 경기 내내 쏟아낼 수밖에 없는 집중력의 무게는 상당하다. 지난 22일 NC전에서 LG는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상대 주자가 득점권인 3루까지 도달했을 때마다 이를 허용하지 않기 위한 투수교체, 수비조정 등에 안간힘의 노력을 다 썼는데 성공한 적도 있었으나 결국 마지막 고비였던 9회초 지석훈의 희생플라이와 모창민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이어진 10회초 스크럭스의 결승 홈런. LG 입장에서 허무하기 이를 데 없는 상황이기 충분했다.
LG는 지난해 여름께 큰 위기를 맞이했으나 9연승 가도를 달리며 반등에 성공했고 여세를 몰아 8월말 9월 레이스에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당시를 떠올려보면 LG는 가공할 신바람 야구를 펼쳤다. 연전연승 분위기에 후반부 뒷심도 강했다. 올 시즌이라고 LG에게서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승부처인 현 상황서는 반대되는 모습이 자주 나오고 있다. 오히려 중하위권에 쳐져있던 롯데가 연이은 역전승으로 기세를 타더니 지난해 LG가 했던 후반기 기적을 써내고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연이은 진땀 경기로 과부하가 우려되는 LG. 호쾌한 야구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어 부담을 줄이거나 혹은 진땀 경기라도 결말을 좋게 맺어 신바람을 타는 그런 모습이 절실한 시점이다. 당연히 쉽진 않지만 이제부터는 승부처에 어울리는 야구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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