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러시아 대통령 후계자 1순위는?
입력 2017-08-21 18:59  | 수정 2017-08-28 19:05
푸틴 러시아 대통령 후계자 1순위는?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뒤를 이을 국가 지도자나 정부 고위직을 맡을 넓은 의미의 '후계자'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여전히 1순위에 올라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52)가 올해 초부터 부패 스캔들로 광범위한 여론의 지탄을 받아온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본부를 둔 정치·사회 연구소 '페테르부르크 폴리티카'(페테르부르크 정치)가 작성해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잠재 '후계자' 순위에 따르면 목록에 오른 전체 19명 인사 가운데 메드베데프 총리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순위는 조사 대상 정치인들의 활동 성과와 실패, 여론의 기대, 언론 노출,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 빈도 등의 항목을 1~5점으로 평가한 합산 점수를 기준으로 매겨졌습니다.


이 평가에서 메드베데프 총리는 총점 21점을 얻어 선두를 기록했습니다.

조사 보고서는 "메드베데프 총리가 올해 초부터 제기된 부패 문제로 인한 부정적 여론을 성공적으로 극복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의 대표적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는 지난 3월 자체 보고서에서 메드베데프 총리가 국내 외에 대규모 부지, 저택, 포도원,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가 이 같은 고가의 자산들을 축적한 배경을 조사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습니다.

나발니 보고서는 메드베데프 총리를 비롯한 러시아 정치권의 부정부패에 대한 여론의 강력한 비난을 불러일으켰으며 그 결과 여러 차례의 전국적 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메드베데프 총리와 정부는 나발니 보고서가 푸틴 정권을 흔들기 위한 야권의 근거 없는 도발이라고 반박하며 오히려 나발니를 집회·시위 법률 위반 혐의로 구류에 처하는 등 강력히 대응해 왔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08~2012년 푸틴의 형식상 후계자로 크렘린 권좌를 지켰던 메드베데프가 여전히 잠재적 후계자로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후계자 순위에서 2위는 19점을 얻은 세르게이 소뱌닌(59) 모스크바 시장이 차지했습니다. 소뱌닌 시장은 수도 모스크바의 만성적 교통 혼잡 문제 해소와 도심 재정비, 아파트 재개발 사업 등을 뚝심 있게 밀어붙이며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습니다.

소뱌닌 시장을 이어 1990년대 말 연방경호국 산하 대통령 안전부에서 일한 경력을 지닌 툴라주 주지사 알렉세이 듀민(45)이 18점으로 3위에 올랐습니다. 모스크바에서 멀지 않은 툴라주를 이끌고 있는 듀민은 대중적 지명도가 높진 않지만 푸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어 후계자 '다크 호스'(유력 잠재 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밖에 세르게이 쇼이구(62) 국방장관이 17점으로 4위를 차지했고, 여성 상원의장인 발렌티나 마트비옌코(68)와 푸틴 정권에서 10년 이상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세이 쿠드린(57) '전략개발센터' 소장이 각각 16점으로 5, 6위에 자리매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의 심복으로 통하는 국영석유회사 '로스네프티' 회장 이고리 세친(57)은 15점으로 10위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잠재 후계자들이 당장 내년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이양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선 거의 없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2000~2008년 대통령직을 연임하고 4년 동안 총리로 물러났다가 2012년 6년으로 늘어난 세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푸틴이 내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 또다시 도전할 것이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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