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여의도 新투자 트렌드] 달러값 떨어질때마다 사모으는 고액자산가
입력 2017-08-21 17:34 
# 50대 고액자산가 A씨는 지난 5월 주거래은행의 담당 프라이빗뱅커(PB)에게서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내려갔으니 달러를 매입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쌀 때 사두면 좋겠다는 생각에 여유자금 5억원을 달러로 매입했고 이후 두 달이 지나 환율이 1150원대로 오르자 PB의 조언대로 이를 모두 팔아치웠다. 두 달 만에 적금 금리를 웃도는 약 3%의 수익을 거둔 A씨는 크게 만족하며 환율이 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등락을 반복하면서 고액자산가들이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를 사모으는 '환테크'가 늘어나고 있다.
장기 관점에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달러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전망과 더불어 전통적 안전자산인 달러가 요즘과 같은 불확실한 장세에 좋은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진 덕이다.
21일 시중은행 서울 강남지역 PB센터 팀장은 "고객분들 중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로 내려가면 달러를 살 테니 알려 달라는 분이 많고, 문의가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150원대 위로 올라가면 팔기를 권하고 있는데 일부는 1200원대까지 오르기를 기다리겠다며 꾸준히 매입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달러화 예금잔액은 6월보다 5억3000만달러 증가한 105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잔액 추이를 살펴보면 원·달러 환율이 1110원대를 기록한 올해 3월과 5월, 그리고 7월에는 잔액이 전월에 비해 큰 폭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후 환율이 오를 때에는 팔아 차익을 얻어 잔액이 감소했다. 고석관 한국은행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환율이 떨어질 때는 개인들 매수가 늘었고 환율이 오를 때는 개인들 매매가 늘었다"며 "그 액수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띌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대부분 외화예금을 활용해 달러를 매매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도 붙지 않는다. 세금에 민감한 자산가들이 환테크에 적극적인 이유다.
다른 시중은행 PB는 "고액자산가들에게는 금융자산의 5% 정도를 달러로 보유하도록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효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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