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식약처 "살충제 계란, 인체에 해가 될 정도의 독성 없다"
입력 2017-08-21 17:09  | 수정 2017-08-28 17:38

계란에서 발견된 살충제 성분에 전국민적인 분노와 공포가 가시질 않고 있지만 최근 국내에서 발견된 살충제 계란에는 인체에 해를 끼칠 정도의 독성은 없다고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충북 오송 식약처 브리핑실에서 이같은 내용의 살충제 검출 계란 위해평가 결과를 합동 발표했다. 평가 대상은 농식품부의 전국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살충제 '피프로닐', '비펜트린',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 5종이다.
정부에 따르면 대표적인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의 경우 이번에 가장 많은 양이 검출된 계란을 기준으로 해도 1~2세 아이가 하루에 24개까지 먹어도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20세 이상 성인이라면 하루에 126개를 먹거나 평생에 걸쳐 매일 2.6개씩을 먹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5%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가정하고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를 진행했다"며 "건강에 큰 우려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위해도는 살충제 최대 검출량과 우리 국민의 계란 섭취량을 바탕으로 계산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계란 섭취량은 하루 평균 0.46개(27.5g)이다. 연령대별로 가장 극단적인 섭취량은 1~2세 2.1개(123.4g), 3~6세 2.2개(130.3g), 20~64세 3개(181.8g)다. 전수조사에서 검출된 살충제 양은 피프로닐 0.0036~0.0763ppm, 비펜트린 0.015~0.272ppm, 에톡사졸 0.01ppm, 플루페녹수론 0.0077~0.028ppm, 피리다벤 0.009ppm이다.
위해평가 결과에 따르면 피프로닐은 최대로 검출(0.0763ppm)된 계란을 극단섭취자가 먹는다고 가정해도 급성 독성참고량의 2.39%~8.54% 수준만 섭취한 셈이라 건강에 별다른 영향이 없다. 급성 독성참고량은 하루 동안 또는 한 번에 섭취해도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최대 양을 말한다. 피프로닌 오염 계란을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20세 이상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으며, 평생 매일 2.6개씩을 먹어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라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같은 계산 방식에 따르면 비펜트린은 오염된 계란을 1~2세가 7개, 3~6세가 11개, 성인은 39개까지 하루 안에 먹어도 해가 없다. 평생 먹어도 되는 일일 섭취량은 36.8개다. 피리다벤은 1~2세 1134개, 3~6세 1766개, 성인 5975개를 하루에 먹어도 유해하지 않으며, 평생 매일 555개를 먹어도 건강에 영향이 없다.
한국독성학회 회장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에 평가한 살충제 5종은 이미 농산물에는 사용이 되던 것들로 음식을 통해 섭취해도 한 달 정도 지나면 대부분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들"이라며 "농약 잔류 허용 기준치가 동물실험에서 독성이 발생하는 한계치의 100분의 1 정도로 정해지는 점 등을 감안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 계란에서 검출된 농약 성분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3종에 대한 위해평가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식약처는 조만간 추가 위해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DDT 등 다른 농약 성분도 지금까지 알려진 자료에 따르면 위해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백상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