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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수 감독이 대체선발 관련 질문에 진지해진 이유
입력 2017-08-21 17:00 
삼성 김한수(오른쪽) 감독이 부족한 팀 선발투수 상황 속 새 얼굴들의 분전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삼성 김한수(45) 감독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순간 단호함마저 묻어나왔다. 큰 공백이 생긴 선발진. 위기를 기회로 바꿀 새 얼굴의 등장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앤서니 레나도, 재크 페트릭 두 외인투수가 나란히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삼성, 설상가상으로 백정현까지 미세한 통증을 호소한 채 전열에서 이탈했다. 순식간에 선발 로테이션이 허전해졌다.
그래도 굳건히 로테이션을 지켜주고 있는 베테랑 투수 윤성환과 우규민이 있어 든든했다. 연패와 불펜진 소모로 고생하고 있던 삼성은 지난 17일 7이닝 2실점을 기록한 우규민과 18일 9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윤성환이 있어 한 시름 덜 수 있었다. 이닝을 많이 소화해줘 불펜소모를 줄였다. 좋은 투구를 했다”고 김 감독이 베테랑들을 향해 고마워한 이유다.
하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나머지 두 자리가 아쉬웠다. 토종선수로 승부를 걸어볼 수도 없다. 새 외인을 영입하기에도 이미 늦었다. 그래서 새 얼굴 등장이 더욱 간절했다.
삼성은 최근 선발후보들을 테스트하고 있다. 안성무를 시작으로 황수범, 김동호, 정인욱 등 무명에 가깝거나 혹은 기량을 제대로 펼쳐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불가피한 측면에서 시작됐지만 혹시나하는 기대감도 존재했다. 그렇지만 썩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어내지는 못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대체선발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미래가 바뀔 수 있지 않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거듭 목소리 톤을 높였다. 대체선발들이 어려운 팀 사정 속 스스로와 팀 전체를 반전시켜줄 존재감을 선보여야 하는데 기대보다 미치지 못하고 있기에 나온 말로 풀이됐다. 묻어난 아쉬움 속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는 메시지도 함께 포함됐다.
사령탑이 이 같은 메시지가 전해진 것일까. 직후에 열린 19일 LG전에 선발로 나섰던 황수범은 간신히 5이닝을 버텼고 실점도 최소화했다. 감격의 승리투수 요건까지 갖췄다. 비록 불펜진 난조로 데뷔 첫 승의 꿈은 날아갔지만 의미 있는 내용을 선보인 것은 분명했다. 19일 경기 전까지 1군 커리어가 고작 세 경기에 불과했던 그가 확실한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한 내용이었다.
현재 상황서 삼성의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21일까지 5위와 12.5경기나 차이가 벌어졌다. 그렇다고 시즌이 벌써 끝날 수는 없다. 다른 목표가 있어야 하고 또 내년 이후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경험했듯 향후 외인농사는 그 성패를 장담할 수 없고 선발진 전체의 내실도 올해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낙관하기 힘들다. 그래서 새 얼굴, 새 활력이 필요하다. 김 감독이 대체선발 관련 질문에 진지한 표정을 지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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