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 달간 육아휴직 신청한 어느 남성 CEO
입력 2017-08-21 15:36 
[사진 =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주커버그가 최근 두 번째 육아휴직을 알리면서 출산휴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딸이 태어날 예정이며 2개월 육아휴직을 계획하고 있다"며 "아이의 생애 첫 달을 함께 지낼 것"이라 밝혔다. 주커버그는 지난 2015년 11월 첫째 딸이 태어날 무렵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개월간의 육아휴직을 알린 바 있다.
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육아 휴직을 신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주커버그가 두 차례의 육아 휴직을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은 페이스북의 체계적이고 자유로운 출산 휴가 제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커버그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남녀 직원들에게 최대 4개월의 육아휴직을 제공하며 이는 출산 후 1년 안에 자유롭게 나눠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육아휴직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앞장 서고 있다.
다국적 헬스케어 기업 존슨앤드존슨의 한국 내 4개 지사는 최근 파격적인 육아휴직제도를 공개했다. 해당 제도는 남자 직원들에게 8주 동안 유급 육아휴직을 제공하며 자녀가 태어나거나 자녀를 입양한 해에 모든 직원들에게 8주간 기본급의 100%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여성들은 90일간의 출산 지원을 포함해 8일이 늘어나는 데 반해 남성은 5일간의 출산휴가를 포함해 총 8주간 급여를 지원받아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밖에도 존슨앤드존슨 한국 내 4개 지사는 역량계발 휴직제도·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 성 평등 및 가사분담을 위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직원의 선택이 아닌 의무로 실행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롯데는 지난 1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하며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 전 계열사 남성 임직원은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 의무적으로 최소 1개월 이상 휴직해야 한다. 이때 휴직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휴직 첫 달에는 통상 임금의 100%를 받는다.
롯데는 지난 4월부터 육아휴직제도를 사용한 남성 직원들을 대상으로 남성 육아 교육인 '롯데 대디스쿨'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남성의 육아휴직을 권장하고 육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수하기 위해 기획됐다.
현실적인 부담은 줄이고 경제적인 지원은 늘리는 제도로 올 상반기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성 직원은 무려 310명에 이르렀다.
[사진 = 고용노동부]
이처럼 대기업을 비롯 영향력 있는 기업들이 육아휴직 및 출산휴가제도를 체계화하면서 남성육아휴직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의 수는 6109명으로 지난 해 남성육아휴직자 수에 비하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남성육아휴직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기업마다 육아휴직제도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신청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부담이 덜어졌지만 인력 부족, 업무 차질 등의 이유로 회사의 눈치가 보인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남성의 육아 참여 중요성이 커지고 이에 대한 제도 또한 개선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만큼 육아휴직에 적극적인 기업문화 조성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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