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연구진 `빛만으로 작동하는` 트랜지스터 개발
입력 2017-08-21 15:00 

국내 연구진이 빛만으로 작동하는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박홍규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팀이 빛만으로도 전기 신호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나노선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트랜지스터는 전자기기의 기본이 되는 핵심 부품으로 전기 신호를 증폭하기도 하고, 전기를 통하게 하거나 차단한다. 전기 흐름을 켰다 껐다 하는 '스위치' 역할이다.
새로이 개발된 트랜지스터는 나노선 안에 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크기의 구멍들이 무수히 많은 '다공성 실리콘'을 2개 삽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다공성 실리콘은 내부에 작은 구멍이 많다보니 평소에는 전기가 잘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빛을 쪼이면 전기 신호가 갑자기 천만 배 이상 증폭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전기적 특성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곧바로 트랜지스터 개발에 응용했다.
다공성 실리콘을 2개가 아닌 여러 개 포함한 나노선 트랜지스터도 제작됐다. 나아가 이를 이용해 고성능 광검출기를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아주 약한 빛도 강한 전기 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다.

연구팀은 나노선 하나로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복잡했던 설계와 제작 공정이 단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홍규 교수는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해상도 카메라나 빛으로 빠르게 계산을 수행하는 컴퓨터 개발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지난 8일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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