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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공모채 여의치 않은 삼성엔지니어링, 사모채가 탈출구?
입력 2017-08-21 09:32 

[본 기사는 08월 17일(14:16)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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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무차입 경영의 대명사였던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세 번째 사모채를 발행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삼성엔지니어링은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200억원을 사모로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연 4.10%로 KIS채권평가 등 민간채권평가사들이 산정한 BBB+급 회사채 유통금리(4.52%)보다 소폭 낮다. 발행대금은 운영자금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채권발행 실무는 동부증권이 맡았다.
플랜트 건설 전문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3년 11월을 끝으로 공모채 발행을 중단했다. 이후 10년동안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발행하지 않고 무차입 경영을 실시했지만 해외프로젝트 손실 등 여파로 다시 외부 자금조달에 나섰다. 2013년 기업어음 800억원, 2014년 12월 사모채 1000만원을 발행한 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모채 발행에 나섰다. 지난 5월과 6월 각각 600억원, 810억원어치 사모채를 발행한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삼성엔지니어링의 회사채 발행액은 총 1610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BBB급 회사채들도 연이어 발행에 성공했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다시 공모채 발행을 재개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분기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9% 하락한 1조3560억원, 영업이익은 254.3% 늘어난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60% 이상 밑돌면서 '어닝쇼크'를 보였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아랍에미리트 CBDC와 이라크 바드라 프로젝트에서 추가 공사비가 발생함에 따라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라며 "삼성엔지니어링이 매번 보수적인 회계처리를 통해 손실을 선반영했다고 밝혀왔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다시 한 번 하락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계절성이 강한 업종의 특성상 1분기 대비 2분기 매출액이 증가하기 마련인데 수주잔고 감소의 여파로 매출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2분기 말 기준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는 6조962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0.9% 줄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에서의 발주 환경이 작년이나 재작년에 비해 개선됐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이 급격한 매출 감소를 피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4조원 이상의 해외수주를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에 관계사 물량까지 포함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액이 6조~6조5000억원에 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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