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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잉글우드랩 "아직 성장하는 단계…R&D 투자에 역점"
입력 2017-08-21 08:31  | 수정 2017-08-21 09:20
데이비드 정 잉글우드랩 대표이사 [사진 제공 = 잉글우드랩]


"설립 13년이 훌쩍 지났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제야 첫돌을 맞은 것 같은 기분입니다. 잉글우드랩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입니다"
데이비드 정 잉글우드랩 대표이사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잉글우드랩은 단순 제조자개발생산(ODM)업체가 아닌 연구와 혁신을 거듭하는 기업(Research & Innovation Company)"이라면서 "수확을 거두기 위해서는 씨앗을 심는 시기(planting the seed)가 필요하며 현재 꾸준한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R&D) 및 신규 투자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잉글우드랩은 지난 2004년 설립된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ODM 전문업체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엘리자베스아덴, 로레알, 클리니크, 베네피트 키엘, 로라메르시에 등 약 8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에도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굵직한 화장품 제조업체가 많지만 잉글우드랩은 이들과 태생 자체가 다르다. 미국 현지에서 설립돼 철저하게 로컬 화장품 업체를 기반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 기반의 레퍼런스가 잉글우드랩의 강점이라는 얘기다.
정 대표는 "잉글우드랩은 미국 뉴욕 뉴저지에서 시작돼 꾸준히 현지 기반의 비즈니스를 진행해오고 있어 한국 업체들과 직접적인 경쟁을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미국 현지 화장품 브랜드들 역시 잉글우드랩의 이같은 강점에 주목해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주력 제품은 기초 화장품군이다.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70% 가량이 기초화장품에서 나왔고 나머지는 기능성화장품 및 의약부외품(OTC) 등이 차지했다.
설립 14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정 대표는 이제야 자리잡기 시작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아직 회사 규모가 크지 않고 최근에 이르러서야 색조 화장품, 헤어 케어 등 제품 다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잉글우드랩은 지난 13년간 기초 화장품 위주의 단편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현지 고객사의 요청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올해 색조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정 대표는 "색조 화장품의 경우 지난달 인천 공장을 완공, 올해부터 국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면서 "미국에서도 내년 봄쯤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기초 화장품이 많이 소비되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색조 시장이 기초 시장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 이런 이유로 잉글우드랩의 색조 매출 역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주요 화장품 브랜드들이 대부분 기초 제품은 자체 생산하고 있지만 색조 제품군은 하청으로 주는 경우가 많아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잉글우드랩은 색조 화장품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모발 및 바디케어, 제약, 향수 부문까지 포트폴리오 추가 확대를 계획 중이다. 정 대표는 "국내 공장에서는 이미 헤어케어 관련 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면서 "미국 공장에서도 조만간 진행할 계획이며 연구인력 충원 및 꾸준한 설비 투자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실적에 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매출의 경우 꾸준히 시장파이를 넓히고 있어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의 경우 연구인력 충원, 신규 설비투자 등 자금을 대거 투입해 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계상 화장품 OEM·ODM 업체의 경우 매출 인식이 연구개발 단계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개발을 완료한 후 제품을 납품할 때부터 수익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해 기업공개(IPO), 일본콜마 투자 유치, 엔에스텍 인수 등을 통해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500억원에 달해 자금은 충분한 상황이다.
정 대표는 "인건비 확대는 기존 기초 제품 부문의 기술력 강화 및 색조화장품 시장 진출 등 미래를 위한 선행 투자"라면서 "씨를 뿌리고 정성스럽게 가꿔야 꽃이 피듯 잉글우드랩은 지금 씨앗을 심는 단계이며 이를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잉글우드랩은 이달 말께 반기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상 외국법인은 반기보고서 및 분기보고서 제출 기한이 15일 유예된다. 사업보고서는 30일의 추가 기한이 부여된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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