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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연기 칭찬은 배우 박민영을 춤추게 한다
입력 2017-08-21 06:51 
사진=문화창고
[MBN스타 손진아 기자] 무사히 잘 끝내서 다행이다. 열심히 잘 하고 싶었던 작품이어서 제작발표회 때 죽을힘을 다해 연기하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은 지킨 것 같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유종의 미로 끝나서 감사하다.”

배우 박민영은 최근 종영한 KBS2 ‘7일의 왕비에서 신채경으로 분해 열연했다. 그는 매회 눈물 마를 날 없는 신채경의 운명과 사랑을 풍성하고 섬세한 감정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들의 열연에 비해 시청률 성적은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땀과 눈물을 모두 쏟아낸 박민영은 ‘7일의 왕비를 만족스러운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다.

박민영에게 사극은 되도록 피하고 싶은 장르 중 하나였다. 그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7일의 왕비와 인연이 닿았다. ‘성균관 스캔들 ‘닥터진 이후 오랜만에 ‘7일의 왕비로 한복을 입은 박민영은 ‘7일의 왕비로 연기적 목마름을 해결하고자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했던 작품들 속 캐릭터가 국한돼 있었다. 캔디 역할이 주로 많았다. 마음속으로는 항상 ‘나는 캔디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많이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었다. 작품으로 갈증을 풀고 싶었다. ‘다 쏟아내고 싶다라는 게 있었다. ‘7일의 왕비 시놉시스를 보는데 이 작품은 시청률의 성패를 떠나서 연기를 치열하게 해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적으로 열심히 쏟아냈고, 정말 치열하게 연기했다.”

박민영이 회피하던 사극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경왕후의 역사 때문이었다. 스토리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극중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서사가 나온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박민영에게 ‘7일의 왕비 첫인상은 ‘예쁘고 슬픈 멜로였다.

‘7일의 왕비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비극적으로 그리는 거라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역 분량이 완성도 있게 흘러가는 걸 보고 마음을 굳혔다. 아역 때 아름다운 추억들이 나오다 성인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역경이 시작된다. 제가 느낀 행복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지만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서사가 나온 점에 매력을 느꼈다. 여배우로서 욕심 낼 법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사진=문화창고

박민영은 올 여름을 그 누구보다 뜨겁게 보냈다. 폭염경보가 이어지는 날에 긴 한복을 입고 장시간 촬영을 해냈던 그는 정말 더웠다”며 웃어보였다. 가만히 있어도 송글송글 맺히는 땀 때문에 연기에도 방해가 됐었다며 무더위에 두 손 두 발을 다 든 모습이었다.

왜 여름 사극만 하게 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기피하는 장르인데.(웃음) 그래도 그림은 예쁘게 나온다. 불쾌지수가 엄청 높은데 연기하고 모니터를 보면 신기할 정도로 그림이 예쁘다. 그래도 더위가 너무 미웠다. 원래 연기할 때 메이크업 수정을 잘 안 보는 편이다. 연기 흐름이 깨질 수도 있기 때문에 중간에 수정하는 걸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이번엔 땀 때문에 계속 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개월 간 비운의 여인으로 안방극장을 누볐던 박민영은 마지막까지 눈물을 쏟아내며 절절한 감성을 극대화 시켰다. 아쉬운 시청률 속에서도 박민영이 밝고 씩씩하게 작품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건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캐릭터에 공감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전달 방법에 신경 썼다. 어떤 한 장면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하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열심히 한 건 맞는데 항상 쏟아왔던 것 같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저의 바스트를 딸 때도, 상대의 바스트를 딸 때도 똑같이 연기했다. 누구 하나 튀어서는 안됐기 때문에 상대방 촬영에도 대사만 읊는 건 안 되더라.”

박민영의 무한한 노력은 그대로 나타났다. 평소 피드백을 주던 지인들의 반응은 더욱 적극적이었다. ‘7일의 왕비 속에서 눈물을 흘리는 박민영의 모습을 보고 같이 눈물을 흘려주는 지인도 있었다. 시청률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박민영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감정을 느꼈고, 자신을 향한 연기 칭찬은 또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이 드라마가 신기하다고 생각한 게 시청률이 높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다들 너무 잘 챙겨봤더라. 왜길까, 궁금한데 저를 아껴주는 챙겨주는 사람일수록 ‘7일의 왕비 속 저를 보면서 같이 눈물을 흘렸다. 생각보다 디테일하게 평가해주는 걸 보고 신기하다고 느꼈다. 가족이 냉정한 모니터 분들인데, 가족들이 제 작품 중에 제일 좋았다고 했다. 특히 엄마가 그러셨다. 서른둘의 박민영이라는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만큼 해줘서,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시청률이 전부 다 라고 생각했던 과거보다 지금이 더 행복하다. 뿌듯함과 울컥하는 게 교차했다. 배우에게 연기 칭찬은 최고인 것 같다. 외모 칭찬은 잠깐이면 끝이다. 연기 칭찬은 호랑이 기운을 막 샘솟게 한다. 또 배우를 춤추게 만들고 더 잘하고 싶게 만든다.”
사진=문화창고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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