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액션영화'전랑(戰狼)2'가 흥행에 관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중국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이 영화는 개봉한 지 24일만인 지난 19일 흥행수입 50억위안(약 8500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1위였던 '미인어'(2016)의 33억위안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중국 영화가 50억위안 수입을 돌파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액션배우 출신 우징 감독이 직접 극본을 쓰고 주연한 '전랑2'는 중국 특수부대의 요원 전랑이 아프리카 국가 내전의 소용돌이에서 난민과 중국 동포들을 구해낸다는 스토리로 이뤄졌다. 베트남전을 소재로 미 특수부대원의 활약을 그린 헐리웃 영화 '람보'의 중국버전인 셈이다.
첨단 군사장비와 화려한 액션 등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이 영화가 흥행한 데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감정을 자극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많다. 영국 BBC는 이 영화의 흥행 신드롬에 대해 "누구든 중국을 건드리면 어디에 있든 찾아가 죽이겠다"는 주인공의 대사가 이 영화를 상징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영화 흥행에 정치적 배후가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오는 가을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영화가 시진핑 정부의 '군사굴기'를 간접 홍보하고 있다는 것.
한편 배급사측은 영화 흥행에 고무돼 내달 말까지 상영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총 1억4000만명이 관람했지만, 여전히 상영관 객석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영화는 미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수입 역대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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