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C랩(Creative Lab)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 3명이 시각 보조 애플리케이션 '릴루미노(Relumino)'를 20일 공개했다. 릴루미노란 '빛을 되돌려준다'는 뜻의 라틴어다.
릴루미노는 기어 VR과 호환되는 갤럭시S7 이후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 설치와 사용법은 릴루미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릴루미노는 시력이 0으로 빛을 보지 못하는 전맹을 제외한 1~6급 시각장애인이 사물을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앱은 기어 VR에 장착된 스마트폰의 후면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영상을 변환 처리해 시각장애인이 인식하기 쉬운 형태로 바꿔준다. ▲윤곽선 강조 ▲색 밝기/대비 조정 ▲색 반전 ▲화면색상필터 기능은 시각장애인이 글자나 사물을 볼 때 보다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더불어 섬 모양으로 일부 시야가 결손된 '암점'과 시야가 줄어든 '터널시야'를 가진 시각장애인을 위해 이미지 재배치 기능도 제공한다. 암점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주변 시야에 배치하고, 중심부만 보이는 터널시야는 보이지 않는 주변 시야를 중심부에 축소 배치해 비교적 정상적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릴루미노는 1000만원이 넘는 기존의 시각보조기기 대비 성능은 유사하나 훨씬 낮은 비용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휴대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릴루미노 개발팀은 올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 참가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개발자들은 시각장애인들이 집에서 TV 시청과 독서를 할 때보다 잘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릴루미노 개발을 시작했다. 지난해 5월 C랩 과제로 선정됐으며 이례적으로 1년이 아닌 2년간 과제를 이어간다. VR에서 더 발전된 안경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릴루미노는 전세계 2억4000만명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바꿔줄 '착한 기술'"이라며 "후속 과제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 2012년부터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제까지 총 180개 과제를 수행했고 임직원 750명이 참여했다. 25개 C랩 과제가 스타트업으로 독립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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