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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인터뷰] 소지섭이 말하는 연기, 그리고 슬럼프
입력 2017-08-19 08:01 
사진=피프티원케이
[MBN스타 손진아 기자] 연기 외적인 부분은 스트레스 안 받고 싶다.”

연기 인생 20년차를 맞이한 배우 소지섭은 아직도 연기에 대한 고민이 깊다. 슬럼프에서 빠져 나온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그는 연기를 하는 동안 고민은 평생 할 것 같다”며 피식 웃었다. 자기복제 없는 새로운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배우 소지섭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1995년 청바지 브랜드 모델로 데뷔한 소지섭은 1997년 드라마 ‘모델로 연기를 시작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수의 작품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데뷔 이후 꾸준히 필모를 쌓은 그는 연기에 본격적인 재미를 느낀 건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을 만나면서부터였다.

처음 시작은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 연기가 재밌어진 건 ‘발리에서 생긴 일 때부터다. 카타르시스 비슷한 느낌이 왔다. 그 이후로는 접근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다음 작품이 ‘미안하다 사랑한다였다. 그 전까지는 연기를 하면 하는 거고, 이런 식이였다면 이때부턴 조금 더 연기에 대한 재미를 알게 됐다. 그래서 결과도 좋게 나왔던 것 같다.”

소지섭이 맛본 연기의 재미는 그냥 ‘느낌이었다. 그 느낌을 알고 나서부터는 앞만 보고 달렸다. 탄력 받은 그는 경지의 오른 연기를 보여줬고, 대중에게도 큰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걷던 소지섭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작품의 흥망을 떠나 그는 연기적인 슬럼프를 겪었다.

연기한지 20년이다. 나도 모르게 자기복제가 많아진다. 이미 제 안에 있는 건 다 보여줘서 그런지 새로운 걸 찾아 연기하는 게 쉽지 않다. 에너지를 쓰면 또 채워야 한다. 에너지 없이 연기하면 힘들어 죽을 것 같다. 그래서 슬럼프도 왔었다.”
사진=피프티원케이

소지섭에게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는 2014년, ‘18 Years라는 곡을 발표했을 때다. ‘18년 동안 난 가면을 쓴 채 살았어 / 18년 동안 현실과 허구가 헷갈려 / 거울을 보며 묻곤 하지 너 누구야 등의 가사만 읽어도 소지섭의 슬럼프 깊이를 알 수 있다.

고민은 계속할 것 같다. 연기하는 동안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 저는 어깨에 고민을 짊어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한다. 그래야 에너지가 생기기도 하고.(웃음) 연기 외적인 부분에서는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다. 연기 하나만으로도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편하게 즐기고 싶다.”

직업 특성상 매순간 대중의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소지섭은 이 같은 부분에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외로운 배우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럼에도 존재하는 분명한 이유로 ‘포기라는 단어를 떠올리지 않고 있다.

제가 51이라는 숫자를 좋아한다. 연기는 제게 51%다. 49%는 싫은데 연기는 51%이기 때문에 아직까지 하고 있는 것 같다.(웃음) 그게 무너지면? 그만 할 거다. 연기만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한 사람이라, 그래서 다른 곳으로 숨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는 것 같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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