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위기의 롯데쇼핑…배당확대로 반등 노리나
입력 2017-08-18 16:09  | 수정 2017-08-18 17:18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버린 롯데쇼핑이 주주친화 정책으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일단 최근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주가가 저점이라는 점에서는 일단 호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 장기화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는 데다 배당성향의 점진적 확대만으로는 주가에 강력한 상승 동력이 되기 힘들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이 추가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내놓고 본업이 회복돼야만 본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0월 지주사 전환을 위한 분할 합병을 앞두고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으로 지난 3월 당시 20만원대로 떨어졌던 롯데쇼핑 주가는 이후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6월 한때 32만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충격적인 2분기 실적 발표 여파로 우하향 기조를 이어오다가 배당 강화 정책을 발표한 전날 9%가량 반짝 급등했다. 지난 6월 14일 장중 한때 32만2000원을 기록했던 롯데쇼핑은 현재 26만원 선에 머물러 있다. 이날 롯데쇼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세를 지속하다 장 마감 직전 상승세로 전환해 전 거래일 대비 0.19% 오른 2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7일 롯데그룹은 공시를 통해 주주친화 정책 추진의 일환으로 롯데쇼핑 등 계열사 4개사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향후 30% 수준까지 높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간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은 통상 이익 10% 전후의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발표"라며 "지난 3년간 주당 2000원의 배당을 유지해왔는데, 회사 이익이 2014년 수준으로 정상화한다면 주당배당금은 5000원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0.9% 수준이었던 시가배당률도 2%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 또 롯데쇼핑의 배당 확대는 연결 대상 자회사인 롯데하이마트 등의 배당 확대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사업부별 이익 개선 흐름이 나타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깔려 있다. 2015년 당시 중국 사업 손실 6000억원을 반영하며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냈던 롯데쇼핑의 그해 배당성향은 0%였다. 이에 앞서 롯데쇼핑의 배당성향은 2013년 6.0%, 2014년 12.0%, 2016년 28.8%였다. 단, 롯데쇼핑의 작년 말 기준 이익잉여금(배당금을 지급하고 남은 이익의 누적치)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익 창출 정도와는 무관하게 향후 배당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간 롯데그룹의 분할 합병 및 지주사 전환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가처분 소송 기각과 배당성향 확대 의지 표명으로 전일 주가는 9.2% 급등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업계 평균 대비 현저히 낮은 수익 가치만으로 주가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사업부별 경쟁력이 확보돼야 하고, 주주가치 제고 정책도 추가적으로 뒤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8% 감소한 1513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0.6% 증가한 7조6211억원, 당기순이익은 2.8% 감소한 760억원으로 추정된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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