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박학다식] 미·일·독 바퀴벌레 삼국지…승리는 독일바퀴
입력 2017-08-18 14:42 
독일바퀴, 미국바퀴, 먹바퀴, 일본바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사진제공:세스코]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에는 온갖 해충이 기승을 부린다. 덥고 습한 날씨를 해충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바퀴벌레도 마찬가지로 고온다습한 여름에 더욱 활개를 친다.
종합환경위생기업 세스코에 따르면 국내 서식하는 바퀴벌레는 10여 종이다. 이 중 집에 침입해 세균과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기는 바퀴벌레는 크게 3종류다. 독일바퀴, 일본바퀴, 미국바퀴로 모두 수입산이다. 토종인 먹바퀴도 집안에 침투하지만 상대적으로 위세는 약하다.
'번식왕' 독일바퀴
독일바퀴(학명 Blattella germanica)는 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바퀴벌레다. 몸 길이는 11~14mm로 가정집에 서식하는 바퀴 중에서는 가장 크기가 작지만 개체 수가 가장 많다. 집에서 발견되는 바퀴벌레 10마리 중 7마리 이상이 독일바퀴다.
독일바퀴가 이처럼 번성할 수 있는 이유는 번신력에 있다. 독일바퀴는 상대적으로 생육주기가 짧아 세대번식 속도가 빠르다.

알집 1개에는 40여 개의 알이 들어 있다. 일본·미국바퀴보다 2배 많다. 또 1년에 2번 이상 세대 번식이 가능해 개체 발생량 자체도 많다.
'생존왕' 일본바퀴
일본바퀴(학명 Periplaneta japonica)는 일본에서 건너왔다. 독일바퀴 다음으로 개체 수가 많다. 크기는 독일바퀴와 미국바퀴의 중간 수준으로 20~25mm 정도다.
주로 잔디밭, 썩은 나무 그루터기 등에 서식했으나 주거지와 상가가 많아지면서 실내로 들어왔다.
일본바퀴는 낮은 온도에 적응을 잘한다. 추위에도 강하다. 1997년 일본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일본바퀴 유충은 눈 덮인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3년에는 한겨울 뉴욕 하이라인 공원에서도 확인됐다.
'골리앗' 미국바퀴
미국바퀴(학명: Periplaneta Americana)는 국내 서식하는 바퀴벌레 중 덩치가 가장 크다. 크기는 4cm 수준이다. 움직임도 빠르고 심지어 날아다닌다.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바퀴는 시속 5.4km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기 대비 속도를 적용하면 사람이 시속 330km로 움직인 것과 같다.
미국바퀴는 14~18개의 알이 들어있는 알집을 4~10일 간격으로 계속 낳는다. 살아 있는 동안 21~59개의 알집을 만든다. 미국바퀴 한 마리가 일생동안 최대 10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는 얘기다. 야행성이고 수도관에 주로 산다. 밤에 수도관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온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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