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맥주잔이 탐나서 자기 책을 샀다는 인기작가
입력 2017-08-18 14:40  | 수정 2017-09-01 16:08


"맥주잔이 탐이 나서 그만 내 책을 주문하고 말았다."
지난 6월 김영하 작가가 맥주잔 사진과 함께 SNS에 올린 글이다. 당시 김영하 작가는 소설 '오직 두 사람' 출판 기념으로 출시된 맥주잔을 갖기 위해 자신이 쓴 책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밝혀 누리꾼들에게 웃음을 주었다.
이러한 사례처럼 굿즈(연예인이나 만화 캐릭터의 응원봉, 스티커, 피규어 등을 일컫는 말)를 위해 책을 구매하는 '주객전도' 독자가 증가하고 있다. 굿즈를 즐겨 수집하는 독자들의 모습에 "굿즈를 샀더니 책이 따라왔다"는 농담도 생겨났다. 이렇듯 서점 굿즈 마케팅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시중에는 책갈피, 책받침 등 책과 관련한 굿즈뿐 아니라 에코백, 맥주잔과 같이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상품까지 판매되고 있다.
독자들의 통장을 텅텅 비게 만드는 서점 굿즈의 대표주자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다. 알라딘 굿즈는 알라딘이 작년 17주년 이벤트로 진행한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알라딘 서비스 투표'에서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알라딘은 북마크와 독서대 등 기본적인 서점 굿즈부터 멸종위기 동물을 캐릭터로 만든 상품까지 광범위한 분야를 굿즈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라딘 창립 18주년 기념으로 아크릴 북램프와 인기 소설을 모티브로 한 북마크 등 특별 에디션 상품이 출시돼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알라딘의 인기 비결 중 하나는 마니아층이 열광하는 굿즈다. 셜록 홈즈나 비틀즈, 도라에몽 등 팬층이 두터운 캐릭터나 소설을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알라딘 굿즈는 최근 3년간 알라딘을 업계 3위에서 2위로 올려놓으며 대세를 입증시켰다.
서점 굿즈 열풍은 비단 대형 서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 곳곳에 위치한 독립 서점의 이색적인 굿즈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독립출판물과 소규모출판사 책을 판매하는 서울 신촌의 '이후북스'는 지난 3월 이후북스 디자인 프로젝트 1탄을 진행하며 '책 읽는 고양이' 배지와 글귀가 새겨진 에코백 등을 판매했다.
텀블벅을 통해 진행된 해당 프로젝트는 212만 원의 후원금이 모이면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후북스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울리는 빈티지한 굿즈가 독자들의 눈길을 끈 것으로 보인다.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굿즈로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는 독립 서점도 있다. 예술 관련 서적을 위주로 판매하는 서울 종로구의 '더북소사이어티'다. 이곳에서는 달력, 노트 등 깔끔한 디자인의 굿즈를 판매하는데 수요가 많을 경우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렇듯 서점 규모에 관계없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서점 굿즈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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