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DJ 추도식 참석한 文대통령 "`한반도 주인은 우리` 원칙 지키겠다"
입력 2017-08-18 14:39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하기 앞서 고 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인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모사를 통해 "김 대통령님은 (재임 기간 중) 통일을 향한 담대한 비전과 실사구시 정신, 안보와 평화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줬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평화를 지키는 안보를 넘어 평화를 만드는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경제 번영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 대통령님은 햇볕정책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개선했고, 2000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6.15 공동선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빛나는 이정표를 세웠다"며 "아무리 먹구름이 몰려오더라도 한반도 역사에 새겨진 김대중의 길을 따라 남북이 다시 만나고 희망이 열릴 것이라고 저는 믿는다"고 했다.
한반도가 전례없는 긴장국면에 돌입한 가운데 맞이한 DJ 추도식에서 문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 실사구시 정신을 언급하면서 궁극적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반도 내 군사행동의 결정은 대한민국이 한다"는 점을 강조한 데 이어 이날 남북문제 해결의 주인이 한국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의 군사행동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도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화와 교류 의지가 국방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두 번의 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분도 김 대통령님"이라며 "대통령님은 안보는 안보대로 철통같이 강화하고 평화는 평화대로 확고하게 다지는 지혜와 결단력을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또 "이후 참여정부가 끝날 때까지 남북 간에 단 한 건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평화가 지켜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국면이던 지난 4월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를 찾은데 이어, 취임 후 첫 DJ 추도식에도 참석하면서 본인이 DJ정신을 잇는 후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하의도에서 시작한 김대중의 삶은 목포에서 서울로, 평양으로, 세계로 이어져 마침내 하나의 길이 됐다"며 "개인적으로는 본받고 싶은 정의로운 삶의 길이고, 국가적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뒤따라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대통령님의 삶에는 이희호 여사님이 계신다. 여사님은 대통령님과 함께 독재의 온갖 폭압과 색깔론과 지역 차별에도 국민과 역사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지켜낸 동지"라며 "여사님과 가족분들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 전 대통령 추도식에는 여야 5당 지도부들과 주요 정치인들이 총집결했다. 여야에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5당 지도부도 추도식장을 찾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추도사를 맡았고, 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 원로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안희정 충남지사, 윤장현 광주시장 등 지자체장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 국무위원들도 참석했다. 유족 중에는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해 아들인 홍업 홍걸 씨가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도 모습을 보였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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